‘경제전문가 10명 설문’ 절반이 예상
국내 경제 전문가들은 최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부동산 거품이 올 하반기부터는 빠지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경기급랭 우려와 관련해서는 대부분이 하반기 국내 경기가 “지금과 비슷”하거나 “조금 나빠질 것”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결과는 <한겨레>가 28일 대기업 최고경영자, 은행장, 경제연구소 원장, 경제학 교수 등 경제전문가 10명(명단은 아래 그래픽 참조)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현재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있느냐’는 물음에 조사대상 10명 모두 ‘있다’고 답했다. 이 거품이 꺼지는 시기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절반이 ‘올해 하반기’(5명)로 예상했다.
집값이 어디서부터 얼마나 빠질 것이냐에선 의견이 조금씩 엇갈렸다. 거의 모든 응답자가 부동산 거품의 중심지로 ‘강남 등 일부 지역’을 꼽으면서도, ‘어디서부터 빠지느냐’는 물음에는 ‘강북 및 지방’(4명)이 ‘강남’(2명), ‘강남 3구를 제외한 버블 세븐 지역’(1명)보다 더 많았다. 강남과 강북 중 어디서부터 집값이 먼저 빠지느냐 하는 것은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또다른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들의 상당수는 ‘강북 집값은 빠지더라도 그 폭이 미미하겠지만, 강남은 빠지기 시작하면 하락 폭이 클 것’이라는 데는 견해를 같이했다. 부동산 거품 하락 폭과 관련해서는 ‘20% 이상’으로 내다본 응답자가 한 명도 없어 정부가 주장하는 ‘30%’와는 차이가 났다.
하반기 국내경기에 대해선 응답자 대부분이 ‘지금과 비슷’(4명)하거나 ‘조금 나빠진다’(4명)고 답했다. 올해 성장률은 5.0%(4명) 또는 5%대 초반(3명) 등 5.0~5.3%로 예상하는 이가 많았다.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이 5.5%로 가장 낙관적으로 보았으며,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이 4.5%로 가장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유가와 환율 등 외부 요인이 하반기 한국 경제를 압박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대비책을 정부에 주문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는 ‘적극 찬성’(5명), ‘원칙 찬성하나 신중 추진’(5명) 등 대부분 ‘찬성’ 의견을 밝혔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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