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혼선에 건설업체 분양 미뤄
강남 내놨던 매물 회수한채 관망
오세훈 당선자 공약에 강북 들썩
강남 내놨던 매물 회수한채 관망
오세훈 당선자 공약에 강북 들썩
5·31 지방선거 이후 정부·여당의 부동산정책 기조가 엇박자를 낼 조짐을 보이면서 부동산시장이 안갯속에 휩싸이고 있다. 정부는 기존 정책을 고수한다는 방침이지만 열린우리당은 1가구1주택자의 세부담 완화 등을 검토하기로 해, 시장에서는 부동산정책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는 건설업체들이 정책 변화 가능성을 엿보며 분양시점을 미루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또 강남 주택시장에서는 세부담 완화를 기대하고 매물이 다시 들어가는가 하면 강북에서는 뉴타운 등 개발예정지 땅값과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건설사 분양 연기 잇따라= 수도권지역에서 대규모 분양을 앞둔 건설업체들이 분양 시기를 늦추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월드컵축구대회 영향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낮은데다 부동산정책 변화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무리하게 분양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지에스건설은 이달 중 용인시 성복동에서 3천가구를 분양할 예정이었으나 하반기로 연기했다. 현대건설도 용인시 상현동에 짓는 1천가구 분양을 한두달 더 늦추기로 했다. 업체들은 인허가가 지연된 탓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속사정은 전혀 다르다. 용인시의 경우 이른바 ‘버블 세븐’으로 지목된 곳이어서, 업체들이 평당 1200만선의 분양가로 내놓을 경우 자칫하면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달 초 용인 공세지구에 2천가구를 분양할 예정인 대주건설도 분양시기를 놓고 고심 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 화성 향남지구에서 대거 미분양이 발생하는 등 시장여건이 녹록치 않은데다 부동산정책도 바뀔 가능성이 있는 등 변수가 많아 분양시기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이달 중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에 분양할 예정이던 24~42평형 472가구를 다음달로 미뤘다.
강남은 눈치보기, 강북은 들썩= 서울지역에서는 강남과 목동 등 집값 급등지역에서 매도자들과 매수자들의 눈치보기가 극심하다. 강남의 경우 지방선거 직전까지는 매물이 차츰 늘어나면서 호가가 떨어지는 분위기였으나 이번주 들어 일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물 회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개포동 ㅅ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내년 양도세 인상을 앞두고 값을 좀 낮추더라도 팔겠다는 1가구 다주택자들이 지방선거 이후 좀더 지켜보자며 매물을 거둬간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매수자들도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관망세여서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올들어 처음으로 지난주부터 매맷값이 내림세로 돌아선 목동의 경우 이번주 들어서도 호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목동 ㄱ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정부가 부동산정책의 근간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데다 목동 집값이 오를만큼 올랐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매수자들이 추가하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강북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가 뉴타운을 기존 25개에서 50개로 늘리겠다고 공약한 영향으로 재개발을 추진 중인 낙후지역 부동산 값이 들썩이고 있다. 특히 그동안 뉴타운 후보지역에서 탈락했던 도봉구 창동 등 23개 지역이 다시 주목을 받으면서 오름세를 타고 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