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한가운데를 비운 삼성건설의 60평형 중앙정원형 신평면,
‘중앙정원형’ ‘거실 2개형’ 등 다양
경쟁사 모방 막으려 저작권 등록도
경쟁사 모방 막으려 저작권 등록도
주택업계의 신평면 아이디어 경쟁이 뜨겁다. 지난 3월 경기 판교새도시에 선보인 발코니 확장형 평면이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모은 뒤 업체들마다 좀더 독특한 평면을 개발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일부 업체는 경쟁 업체의 모방을 막으려고 새로 개발한 평면의 저작권을 등록하기도 한다.
주택업체들이 이처럼 평면에 정성을 쏟는 것은 신규 분양시장의 주력 수요층이 투자자에서 실수요자 위주로 바뀌고 있는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실입주를 목적으로 한 수요자들은 아파트를 고를 때 가족들이 편리하게 쓸 수 있는 평면설계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실내 한복판 비운 평면 첫선=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그동안 실시했던 주부 공모전과 학생 공모전 등을 통해 확보한 신평면 30건의 저작권 등록을 마쳤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파트의 중앙을 빈 공간으로 배치한 ‘중정’(중앙 정원)형 평면이다. 건물 한가운데를 정원용 공간으로 활용하는 건축기법인 ‘중정’은 단독주택이나 오피스텔 등 건물에는 널리 적용됐지만 아파트에는 처음 시도되는 것이다.
60평형대로 설계된 이 평면의 한가운데에는 전통주택의 안마당과 같은 중정이 자리잡고 있다. 층간을 구분짓는 바닥 없이 전 건물을 통틀어 수직으로 공간이 비어 있는 구조다. 이 공간의 바닥면적은 약 9평 정도다. 이렇게 되면 중정으로 들어오는 햇볕이 투명유리를 통해 실내로 퍼져 자연채광이 되며, 실내에서는 중정의 벽면에 설치된 예술작품 등을 감상할 수도 있다. 이 평면은 앞으로 12층 이하의 중저층 아파트나 고급화된 빌라형 주택에 부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삼성건설은 이 밖에도 확장공간을 최대한 살리고 미니욕실까지 갖춘 신혼부부용 25평형 평면과 채광·통풍효과를 극대화한 전업주부용 34평형 평면 등 맞춤형 신평면을 내놓았다.
가족실, 포켓 발코니도 눈길=거실을 둘로 나눈 ‘1가구 2거실’ 방식의 신평면도 눈길을 끈다. 50평대 이상 대형 아파트는 거실 발코니를 트면 거실이 커지기 때문에 이를 둘로 나누고 작은 곳엔 홈시어터 등을 설치해 다용도로 쓸 수 있는 ‘가족실’을 만든 것이다.
㈜신영이 화성 향남지구에 선보인 ‘신영지웰’ 56평형의 경우 자녀들을 위한 ‘가족실’을 배치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부부 공간과 자녀 공간의 동선을 분리해서 남쪽엔 부부 공간인 안방·거실·주방을, 북쪽엔 자녀 방 2개를 넣은 다음 그 사이에 가족실을 만들었다. 쌍용건설도 경남 김해에서 분양 중인 ‘쌍용스윗닷홈 장유 2차 예가’에 가족실을 도입했다. 자녀 방 2개와 맞닿아 있는 공간을 조금 크게 늘린 다음 미닫이문으로 분리해 소파와 홈시어터 등을 설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서비스 면적인 발코니를 아파트 안쪽으로 좀더 끌어들여 미니홈바 등으로 활용하는 ‘포켓형 발코니’도 눈길을 끈다. 대주건설은 다음달 용인 공세지구에 분양할 ‘피오레’ 40평대 이상에 포켓형 발코니를 적용할 계획이다. ㈜신영도 화성 향남지구 ‘신영지웰’ 46평형에 이를 적용했다.
현대건설은 앞으로 짓는 중대형 아파트에 노인들을 위한 특화설계인 ‘골든 팩’을 입주자 주문설계로 적용할 계획이다. ‘골든 팩’은 노인들의 신체와 생활습관을 고려해 응급호출 시스템, 미끄럼 방지 바닥, 낮은 높이 욕조, 안전난간, 엘리베이터 안 의자, 노인전용 침대 등 50여가지 특화된 아이템으로 구성돼 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자녀 방 2개가 맞닿아 있는 공간을 별도 가족실로 꾸민 쌍용건설 김해 ‘장유예가’ 54평형.
포켓형 발코니를 들인 화성 향남지구 ‘신영지웰’ 46평형.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