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사가 충남 천안시 직산역세권에 임대주택단지 건설을 추진하면서 임대주택보다는 분양아파트나 준주거용지 분양에 더 많은 면적을 할애해 `땅장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주택공사는 천안시 직산 전철역 일대인 성거읍 신월리 66만7천800㎡(20만2천평)에 1만4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4천500여 가구의 임대주택단지 개발을 추진키로 하고 26일부터 주민 공람에 들어갔다고 27일 밝혔다.
주공은 신월지구 6개 블록 가운데 2개 블록에 60㎡이하(25평형) 아파트 2천286가구를 공급하는 것을 비롯, 각각 2개 블록에 ▲60㎡(25평)-85㎡(34평형)이하 1천178가구와 ▲85㎡ 초과 912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전체 개발 면적 가운데 주공은 국민 임대주택 2개 블록을 제외한 나머지 4개 블록을 임대가 아닌 분양 아파트로 계획한 데다 면적도 15만3천204㎡(4만6천344평)로 임대아파트 면적(10만3천454㎡)보다 48%나 많다.
게다가 분양 아파트 부지 가운데 적어도 절반은 민간 아파트 건설업체에 매각할 계획이며 근린생활시설 5천813㎡(1천758평)와 준주거용지 1만7천702㎡(5천355평), 일부 단독주택용지 등도 일반 분양에 나서기로 해 임대주택단지라는 명칭이 무색하다.
주공의 임대주택단지 개발을 반대하고 있는 신월리 주민 서모(54)씨는 "국민주택을 짓겠다던 주택공사가 임대아파트 보다 많은 분양주택 공급에 나선 것은 민간 건설업체의 수익사업과 다를 바 없다"며 "마을 주민들과 함께 주공의 임대아파트단지 건설 백지화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택공사 관계자는 "분양아파트 면적이 임대아파트 면적보다 많지만 가구수는 임대아파트가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며 "단지 안에 많은 녹지공간을 확보하고 기반시설을 갖추는 데 들어가는 사업비를 감안하면 임대주택단지 건설은 이익이 남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우명 기자 lwm123@yna.co.kr (천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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