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과 헌집 세율 3.15%로 맞추는 방안 유력
지역예산 35.6% 차지 재원…시기·인하율 고민
지역예산 35.6% 차지 재원…시기·인하율 고민
정부·여당이 재산세 인하에 이어, 거래세(취득·등록세)도 내리겠다고 밝혀, 그 인하폭에 관심이 모아진다. 그동안 정부가 보유세와 양도세를 강화하면서, 대신 거래세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은 30일 “현재 4%(농특세, 지방교육세 포함하면 4.6%)인 개인과 법인(분양업체)간의 거래세율을 낮출 방침”이라고 밝혔다. 강 정책위의장은 이날 열린우리당 의원 워크숍에서 “개인간 거래(기존 주택)에만 적용하는 거래세율은 지난해 인하했지만 개인과 법인 간의 세율은 그대로여서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며 “세수 점검을 거쳐 곧바로 조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정부 방침을 반기는 분위기이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남도공인 이창훈 사장은 “같은 아파트를 사는데 새아파트, 헌아파트에 따라 세금이 달라서야 되겠느냐”며 “형평성 차원에서 보더라도 분양주택은 기존 주택만큼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거래세 인하는 먼저 분양주택에서부터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분양주택의 경우 전용면적 25.7평(85㎡) 초과 아파트 등은 세율이 4.6%(취득세 2%, 농특세 0.2%, 등록세 2%, 지방교육세 0.4%)다. 예를 들어, 2억원 짜리 집을 사면 920만원을 내야한다. 전용 25.7평 이하는 4.4%다. 기존 아파트·주택 등을 거래할때는 전용 25.7평 초과 주택은 3.15%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3억원 짜리 아파트라면 945만원을 내야 한다.
기존 주택 거래 세율이 분양주택보다 낮은 것은 올 1월1일부터 실거래가 신고제가 도입되면서 값을 내려 신고하는 ‘다운계약’이 어려워진 것을 감안한 것이다. 예를 들어, 1억원 짜리 집을 사면 지난해까지는 5천~6천만원에 매매한 계약서를 작성해 신고해도 됐으나 올해는 실거래가격인 1억원으로 신고해야해 사실상 거래세가 2배 정도 올랐다. 이렇게 급증한 세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정부는 올해 거래세율을 1% 정도 인하했다.
정부의 고민은 거래세가 전국 16개 시도의 올해 예산 가운데 35.6%(12조5천억원)를 차지할 정도로 지방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정부가 거래세 인하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도 이런 고민 때문이다. 서울시의 경우 올해 예상되는 취득·등록세 수입은 전체 예산의 32.2%인 3조2천억원이다. 경기도는 41.1%(3조7천억원)로 비중이 더 높다. 이 가운데 땅, 빌딩 등을 제외하고 주택거래때 부과하는 거래세가 절반을 차지한다. 따라서 이 세수 부족분을 어떻게, 얼마만큼 보존해 주느냐가 거래세 인하폭을 결정하는 열쇠다. 서울시 관계자는 “분양주택을 기존주택 세율로 인하하면 3천억원, 기존 주택 거래때 세율을 1% 내리면 2500억원 정도 세 수입이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서민 부담을 줄이는 측면도 있고 취득·등록세 인하로 거래가 좀더 활성화 할 수도 있다”며 “종부세 대상이 내년에는 많이 늘어나는 만큼 이를 잘 활용하고 서민 가계를 생각해 지방 정부도 씀씀이를 줄이면 거래세 인하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허종식이지은 기자 jo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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