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공 아파트 61평형 복층 거실. 연합뉴스
건설업체들 색다른 평면설계 ‘자존심 경쟁’
중대형 임대, 연령대별 설계 취향따라 선택가능
중대형 임대, 연령대별 설계 취향따라 선택가능
이달 말 분양에 들어가는 경기 판교새도시 2차 중대형 아파트는 최신 평면설계의 경연장으로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업체들마다 다양한 평면 설계를 한 만큼 청약자들은 24일 공개되는 사이버 본보기집을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판교새도시 현지에서 사전 공개된 본보기집을 둘러보니, 예상했던 대로 시공사들마다 판교에 첫선을 보이는 중대형 평수에 자사의 모든 노하우를 쏟아부은 듯한 모습이었다. 주택공사는 20년 만에 분양하는 중대형에 총력을 기울인 흔적이 역력했다. 민간 건설사들도 설계와 시공을 도맡아 자사의 브랜드를 붙인다는 점에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자존심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주공 중대형, 민간업체와 경쟁 자신감=주택공사는 7개 단지 1950가구를 자체 설계로 내놓았다. 이 가운데 중대형 물량은 1282가구로, 2개 블록 376가구는 연립주택으로 선보인다.
주공 아파트는 무엇보다 파격격인 단지 배치가 눈길을 확 끈다. 동판교의 A19-1, 20-1, 21블록은 상가와 피트니스센터 등 주민편의시설을 가로변 1~2층에 설치하고 주거동은 이와 연결돼 조금 뒤편에 배치하는 설계를 선보였다. 박찬흥 주공 주택계획팀장은 “동판교의 남북을 관통하는 생활가로와 연계되는 고급스런 주민편의시설 개념을 도입한 것으로, 주거 편의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공아파트 주력 평형인 38평형과 45평형은 4베이(방 3개와 거실을 전면에 배치한 구조)를 기본으로 하면서 가변형 벽체와 발코니 확장을 실용적으로 꾸몄다. 45평형의 경우 자녀 방 3개를 입주자 필요에 따라 한꺼번에 트는 게 가능하다. 또 모든 평형마다 거실 발코니는 전면 확장하지 않고 너비 60~70㎝ 정도의 발코니를 남겨두어 화단이나 빨래보관대 등으로 쓸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방식은 난방비를 절감할 수 있고 고층 거실에서도 안정감을 느끼는 장점이 있다.
주공 연립주택도 곳곳에 파격적인 설계가 도입됐다. 53평형의 경우 거실과 부부침실 사이에 만든 가족실 바닥을 황토방으로 깔았다. 또 안방 침대 뒤쪽에 유리벽을 만들어 욕실을 안방의 일부로 들인 설계도 눈길을 끈다. 이처럼 개방된 욕실과 나란히 드레스실을 배치해 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입는 동선이 짧아졌다. 가장 큰 평수인 76평형은 5베이(방 4개와 거실을 전면에 배치한 구조)와 함께 거실 옆에 별도의 가족실을 꾸몄다.
중형임대 실용적 설계 눈길=민간업체 중대형 아파트는 고급스런 마감재와 함께 갖가지 실험적 설계가 눈길을 모았다.
금호건설은 30~40평대에 방 3개 외에 방을 하나 더 추가했다. 가족공간으로 쓸 수 있으며 가변형 벽체여서 다른 용도로도 쓸 수 있다. 39C평형은 두 방향을 조망할 수 있는 거실을 라운드형으로 꾸며 편안한 느낌이 든다. 44B평형은 포켓발코니를 들여 가족실로 꾸몄고, 안방 욕실에는 반신욕조를 넣었다. 59B평형은 39평형 2개를 튼 것과 비슷해 노부모를 모신 가족에게도 넉넉한 구조로 꾸몄다. 또 10평 크기의 옥상테라스가 딸려 단독주택 분위기를 자아냈다.
대림산업은 주력인 44평형의 5개 평면 가운데 4개를 전면 주방으로 설계했다. 44C평형의 경우 거실 발코니 2개면 중 하나는 전면 확장하고 또 하나는 화단으로 꾸밀 수 있도록 베란다로 남겨둔 게 특징이다. 김세일 대림산업 인테리어팀장은 “주방을 앞쪽으로 빼 채광과 환기 기능을 높였고 기둥식이나 가변형 벽체를 활용해 작은 방의 공간활용이 쉽도록 했다”고 말했다.
유일한 중대형 임대 ‘동양 엔파트’를 선보인 동양생명은 41평형을 두가지 형식으로 선보였다. 41A평형은 방 3개와 거실을 나란히 배치했고 주방과 거실은 분리형으로 꾸며 중장년층의 취향에 맞도록 했다. 41B평형은 거실에서 양쪽 두 방향의 조망이 가능하며, 거실과 주방이 나란히 개방된 설계를 채택해 젊은층을 겨냥한 게 특징이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발코니 확장 부분을 수납공간으로 연결시켜 50평대처럼 쓸 수 있도록 했고, 마감재와 빌트인(일체형) 품목도 분양주택 못지않게 고급화했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태영아파트 데시앙 32평형 거실. 연합뉴스
⊙ 동양생명의 중형임대 41평형(사진 맨위)은 방 3개와 거실을 나란히 배치했고, 발코니를 부분확장해 실용성을 살리면서도 50평형대같은 느낌이 들도록 설계됐다.
⊙ 주택공사의 연립주택 76평형(사진 가운데)은 대형 부부욕실과 드레스룸이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안방과 접해있는 독특한 설계를 선보였다.
⊙ 금호건설의 44B평형(확장형)은 거실과 작은 방 사이에 미니 발코니를 들였고 안방의 발코니는 확장하지 않고 베란다로 쓸 수 있도록 했다.
⊙ 주택공사의 연립주택 76평형(사진 가운데)은 대형 부부욕실과 드레스룸이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안방과 접해있는 독특한 설계를 선보였다.
⊙ 금호건설의 44B평형(확장형)은 거실과 작은 방 사이에 미니 발코니를 들였고 안방의 발코니는 확장하지 않고 베란다로 쓸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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