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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동산

‘집값 거품’ 경고 잇따라…“폭풍전야” 주장도

등록 2006-11-15 19:53수정 2006-11-15 21:22

잣대따라 거품규모 이견
“상당기간 지속” 분석도
“투기꾼보다 서민들 위험”

집값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집값 거품(버블)을 경고하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에서는 거품이 꺼지지 직전 상태라며, 우리 경제가 제2의 아이엠에프 사태를 맞을지 모른다고 걱정하기도 한다.

국세청은 15일 부동산 투기혐의자 세무조사 계획을 발표하면서, 특히 서울 강남 지역의 집값이 ‘비정상적이고 비합리적으로 높은 가격’이라고 규정했다. 자체 분석 결과, 강남의 최고가 아파트값이 도쿄의 2배, 뉴욕의 1.3배에 이른다는 것이다. 거품이 잔뜩 끼어 있다는 말이다. 앞서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해 상반기 현재 전국 주택 가격에 17.0%, 아파트 가격에 32.4%의 거품이 존재한다는 보고서를 냈다. 요즘의 집값 추세를 더하면, 집값의 거품은 훨씬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정책 결정에 나름대로 영향을 끼쳐온 김광수경제연구소도 구체적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최근 몇년 새 급등한 부동산 가격은 명백한 거품”이라고 진단했다.

물론, 거품을 부인하는 주장도 없지는 않다. 국제통화기금(IMF) 제럴드 시프 아태담당 부국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얼마 전 “한국 주택 가격에 거품은 없으며, 오를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3일 국회에서 “부동산시장을 전체적으로 거품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지만, 이 또한 강남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품이 존재한다는 점을 부인한 것은 아니다.

거품의 규모에 이견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흔히 시장에서 형성된 주택 가격이 너무 높다고 판단되면 거품이 끼었다고 말하지만, 잣대를 무엇으로 삼느냐에 따라 거품 크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거품론자들의 주장에는 나름대로 논리적 근거가 있다. 수긍할 대목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국세청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 수준 등을 감안해 주택 가격을 비교했고, 삼성경제연구소는 집세, 경제성장률, 균형금리와 실제금리 차이 등을 변수로 삼아 거품을 추정했다. 김광수경제연구소는 근로자 평균 임금소득 등과 견주는 방식을 취했다.

집값 거품이 꺼지면 우리 경제는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는 주택 경기가 둔화하면서 성장률이 떨어져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중요한 관심사가 됐다. 세계 경제에까지 타격을 줄 수 있어서다.

하지만 우리나라 집값 거품이 언제, 얼마나 꺼질지를 놓고는 전망들이 서로 다르다. 김광수경제연구소는 “부동산시장이 거품 붕괴 직전의 폭풍 전야 상태”라면서도 내년 대선 등 정치권 변수에 따라 거품이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본다. 다만 거품이 꺼지면 1997년 아이엠에프 위기와 같은 또한차례의 심각한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대표 등은 이와 달리 부동산 값에 거품이 끼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일본처럼 충격적으로 거품이 꺼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동부증권 신성호 상무는 앞으로 2~3년 동안 강보합 이상의 주택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렇지만 이들 역시 거품의 위험성에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경실련 박병옥 사무총장 말마따나 특히 “거품이 꺼졌을 때 피해는 집을 여러 채 가진 투기꾼들이 아니라, 대출까지 받아가며 집을 사고자 하는 일반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경 선임기자 jae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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