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이자 부담 추이
1억 빌리면 한 주에 2만원씩 이자 늘어
“시디 연동 탓… 기준금리 대안 찾아야”
“시디 연동 탓… 기준금리 대안 찾아야”
요즘 일주일 단위로 가파르게 올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 있다. 바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근 4주 동안 0.08%포인트나 올랐다. 1억원을 빌린 사람이라면 매주 2만원씩 이자가 늘고 있는 셈이다. 대출금리 상승 속도가 워낙 빨라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부담은 훨씬 더 큰 편이다.
국민은행은 이번주부터 연 5.73~7.33%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받는다. 지난주보다 0.02%포인트 올린 금리다. 다른 은행들도 일제히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지난주 초보다 0.02%포인트 높여 받는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각각 연 5.92~7.42%와 연 6.02~7.12%이며, 하나은행은 연 6.12~6.82%다. 농협과 외환은행은 각각 연 5.82~7.02%와 연 6.13~6.98%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이렇게 오르는 것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이하 시디) 금리가 최근 한달새 큰 폭으로 인상됐기 때문이다. 11일 증권업협회가 고시한 91일물 시디 금리는 연 5.02%로 지난달 16일 4.94%에서 0.08%포인트 뛰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급등하기 시작한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여섯달 동안 이자부담액(국민은행 기준)은 연 35만~75만원 가량 늘었다.(그래픽 참조)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으로 막대한 이자수익을 추가로 올리고 있다. 2005년 8월 말 5.50%였던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는 1년8개월 만에 1.83%포인트나 올랐다. 같은 기간 시디 금리의 상승폭 1.51%포인트를 웃도는 수준이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지난달 말 수준인 218조2686억원을 유지할 경우, 은행들은 1.83%포인트 금리 상승 영향으로 앉아서 연간 4조원 가량의 이자수익을 더 올리게 된다.
하지만 시디 금리의 오름세가 시장 금리 추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주택담보대출의 기준 금리를 변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몇몇 은행들이 수신을 늘리기 위해 시디 발행을 경쟁적으로 확대할 경우 시디 금리가 오르고 그 여파로 주택대출 금리도 급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14개 은행이 은행간 거래 때 제시하는 금리의 평균치인 ‘코리보’ 등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한편, 유재한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13일 “주택금융공사의 장기주택담보대출 상품인 ‘보금자리론’ 금리도 채권시장 금리를 반영해 인상 부담이 커졌지만,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라는 설립 취지에 맞게 운영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최대한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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