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포털사이트 닥터아파트는 8월 들어 주택의 넓이를 표기하는 원칙을 세웠다. 각종 자료에서 ‘㎡’로만 표기하고 ‘평’은 괄호 안에도 쓰지 않기로 한 것이다. 독자나 소비자들의 불편도 예상했지만, 단위의 통일성을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판단이었다. 그런데 이런 닥터아파트도 1평에 해당하는 3.3㎡는 아직도 쓰고 있다. 이영호 리서치센터장은 “주택의 금전적 가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데 ‘3.3㎡당 얼마’라는 표현보다 더 효율적인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3.3㎡당 얼마’라는 표현도 쓰기 어려워질 것 같다. 산업자원부는 31일 “오는 9월6일 주요 건설업체와 부동산 정보업체들과 간담회를 열어 평을 변형한 이런 표기 대신 ‘1㎡당 얼마’라는 식으로 써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자부 표준품질팀 관계자는 “3.3㎡를 계속 쓰면 사람들이 ㎡ 단위로 넓이를 인식하는 데 장애가 된다”며 “다만 3.3㎡ 쓰는 것을 단속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권장하는 차원에서 요청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평 대신 ㎡를 써야 한다는 데는 정부뿐 아니라, 건설업체와 부동산 정보업체들도 대부분 동의한다. 지에스건설 홍보실의 최병근 대리는 “다른 공간 단위가 대부분 미터법에 따른다는 점에서 주택 넓이도 ㎡로 표시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자꾸 쓰다보면 ㎡가 평보다 더 이해하기 쉽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도기적으로 ㎡와 평을 함께 표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 송파구 하나공인중개사의 최영완 사장은 “문서에서는 모두 ㎡를 쓰지만, 실제로 고객과 대화할 때는 평으로만 이야기한다”며 “사람들 머리 속에 ㎡라는 개념이 자리잡을 때까지는 두 단위를 함께 표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규원 김영희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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