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매 과열 탓 ‘고가낙찰’ 실수 늘어
지난 11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진행된 경매에 참여해 아파트를 낙찰받은 ㄱ씨는 낙찰가를 보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ㄱ씨는 1억7612만원을 써내려했지만, 실수로 입찰표 가격란에 ‘0’을 하나 더 붙이는 바람에 17억6120만원에 아파트를 낙찰받았기 때문이다. ㄱ씨가 참여한 아파트는 경기도 군포시 85㎡ 개나리아파트로 감정가는 2억1000만원에 불과했다.
최근 입찰표 가격란에 ‘0’을 하나 더 붙여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으로 아파트를 낙찰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매정보 업체 디지털태인의 자료를 보면, 올 1월부터 7월까지 고가낙찰은 확인된 것만 8건으로 대부분 낙찰가율이 560~1045%에 이른다. 법원은 경매 일주일 뒤 매각 허가를 결정하는데, 허가가 날 경우 실수로 높은 가격을 써 내 낙찰을 받은 입찰자 대부분은 매수를 포기해 감정가의 10~20%에 달하는 보증금을 손해보게 된다.
이런 실수는 최근 법원 경매 과열로 입찰자가 늘면서 잦아졌다. 실제 서울지역 경매 입찰 평균경쟁률은 지난해 11월 2.86으로 최저점을 찍은 뒤 7월 6.28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지지옥션의 강은 리서치팀장은 “경매시장은 일반 시장보다 앞서가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의 경쟁률과 낙찰가율이 올라가는 경매시장의 분위기를 보면 부동산 시장이 활황기에 접어들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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