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부동산

에너지소비 절감기술 세계와 경쟁 “리드를 잡아라”

등록 2009-10-28 18:21

국내 주택 건축시장에 미국의 친환경 인증 등급인 ‘리드’(LEED) 바람이 거세다. 삼성물산의 친환경 시범주택인 ‘그린 투모로우’가 국내 최초로 리드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 인증을 획득했고, 포스코건설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건설되는 22개 빌딩 모두의 리드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송도 더샵 퍼스트월드, 송도 국제학교, 송도 컨벤시아, 그린 투모로우.  포스코건설, 삼성물산 제공
국내 주택 건축시장에 미국의 친환경 인증 등급인 ‘리드’(LEED) 바람이 거세다. 삼성물산의 친환경 시범주택인 ‘그린 투모로우’가 국내 최초로 리드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 인증을 획득했고, 포스코건설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건설되는 22개 빌딩 모두의 리드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송도 더샵 퍼스트월드, 송도 국제학교, 송도 컨벤시아, 그린 투모로우. 포스코건설, 삼성물산 제공
[한겨레 특집] 건설업계 친환경인증 열풍
환경오염·온실가스 감축량 따라 등급 매겨
건설업계 “국제경쟁력 보증수표” 획득 노력
“한-미 건축문화 다른 점 고려해야” 지적도
* 리드 : LEED·미국 친환경등급 인증제
국내 주택 건축시장에 ‘리드’(LEED·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 인증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삼성물산은 친환경 주거모델 시범주택인 경기 용인시 동백지구 내‘그린 투모로우’에 대해 미국 친환경 건축물 인증제도인 리드의 플래티넘 등급 인증을 받았다. 지난 8월 여의도에 건축중인 ‘파크원’ 빌딩이 리드 골드 등급 예비인증을 받긴 했지만, 플래티넘 인증은 국내 최초다. 리드는 미국 그린빌딩협의회(USGBC)에서 주관해 건물의 친환경 등급을 심사하는 제도로 인증, 실버, 골드, 플래티넘의 4단계로 구분된다. 리드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친환경 자재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시공 과정에서도 토양·수질오염, 비산먼지 발생을 최소화하고 온실가스 감축, 에너지 고효율화를 위한 기술을 채택해야 한다.

삼성물산은 리드 인증을 받기 위해 68가지 친환경 기술을 그린 투모로우에 적용했다. 먼저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진공단열보드’와 ‘이중외피’를 도입했다. 진공단열보드는 가정용 냉장고의 단열을 위해 개발된 것으로 건물 단열재로 적용하면 단열재의 두께를 줄이면서 기존 단열재와 견줘 2배 이상의 단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중외피는 유리와 유리 사이에 적절한 두께의 공기층을 둬 겨울철에는 따뜻한 공기를 저장하고, 외부의 시끄러운 소음을 감소시킨다. 화석연료 없이 에너지를 충당하기 위해 태양열, 풍력, 지열 등 신재생 에너지도 도입됐다. 주택에 전기를 직류로 공급하는 배전시설도 눈에 띈다. 디지털 가전에 적합한 직류전원을 직접 공급함으로써 교류변환 손실을 줄여 에너지 사용을 최대 20%까지 줄였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번 리드 플래티넘 인증을 계기로, 앞으로 공동주택과 오피스빌딩 등 다양한 건축물에 기술 적용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해외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 건축자재부터 도시 전체까지 리드 열풍 녹색경영, 녹색건설 등의 열풍을 타고 최근 리드 인증이 건설업계의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서 리드 인증을 추진하고 있는 빌딩들만 50여개에 이른다. 서울 을지로 2-5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의 일환으로 건설되는 센터원(청계 스퀘어가든)은 리드 인증을 위해 미국의 개발회사인 글로스타와 계약을 체결했다. 포스코건설은 인천 송도국제도시 전체를 친환경 도시로 건설하기 위해 도시에 건설되는 22개의 건축물에 모두 리드 인증을 획득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리모델링중인 건물들도 리드 인증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울역 앞 옛 대우센터빌딩은 타일, 바닥, 카펫 등을 모두 친환경 제품으로 사용해 리드 취득을 추진하고 있다. 리드 열풍은 건축자재 업계에도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다. 건축자재업체인 한화 엘앤시(L&C)는 인조대리석 하넥스, 강화천연석인 칸스톤, 바닥마감재 미라톤 등 3개 제품에 리드 인증을 얻었다. 기능성유리 전문업체인 자산유리 역시 로이유리를 개발해 리드 인증을 따낸 바 있다.

■ 국제적 인증, 시장 선점… 이유 있는 열풍 그렇다면 아직 리드 인증 개념이 익숙하지 않은 단계에서 국내에 리드 열풍이 불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친환경 인증으로 건축물의 가치를 올림과 동시에 세계시장에서 건물의 친환경성을 인정받는 데 리드가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경희대 건축공학과 김정태 교수는 “유럽이나 일본 등에도 친환경 건축을 객관적으로 인증하는 제도가 있긴 하지만 국제 시장에 내놓기엔 미국의 인증을 받았다는 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리드가 다른 인증에 비해 까다롭기도 해 국제적으로 친환경 건물을 평가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건축자재의 경우 시장 선점의 성격도 있다. 자산유리 관계자는 “미국은 에너지 소비량과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인 그린빌딩을 건설하기 위해 리드 인증 도입이 활발하다”며 “리드 인증으로 국내 시장도 선점하고 북미 수출 효과까지 더불어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리드 인증 열풍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조심스레 나온다. 한국에서는 국토해양부와 환경부가 공동으로 친환경건축물인증(GBCS)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건설사들이 미국의 친환경 인증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린건축인증 컨설팅 업체인 다스컨설턴트의 김동호 대표는 “친환경 건축물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긴 하지만, 각국의 건축문화가 다른 상황에서 미국의 인증이라고 해 맹목적으로 리드를 좇는 건 아닌지 고민해볼 필요는 있다”며 “자칫 과거의 아이에스오(ISO·국제표준화기구) 열풍처럼 ‘인증 인플레’ 현상을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