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한 분양시장 ‘역세권 대단지, 너만 믿는다’
보금자리 쏟아지자 건설업체 알짜물량으로 승부수
5월 하왕십리 1148가구, 6월 금호동 1057가구 눈길
5월 하왕십리 1148가구, 6월 금호동 1057가구 눈길
봄은 왔지만 아직도 민간 아파트 분양시장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보금자리주택 등 공공분양 물량이 쏟아지면서 가격과 입지 등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민간 분양시장이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정보 업체인 스피드뱅크가 4월 민간건설사의 분양계획을 조사해보니, 수도권에서 9337가구 분양하는 데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 민간건설사 분양예정물량이 1만5988가구였음에도 실제로 1615가구만 분양이 이뤄졌던 것을 고려하면 4월 분양도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다. 이달 말 3차 보금자리지구 예정지도 발표될 예정이어서 건설사들의 속앓이는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건설사로서는 분양 물량 적체와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 따른 금리부담으로 공공분양을 피하기 위해 무기한 분양 연기는 힘들다. 일단 보금자리주택에 맞설 경쟁력 있는 알짜 물량을 내놓고 있다.
■ 대단지·역세권 아파트 주목 지난겨울 사상 최악의 폭설에도 역세권 거주자들은 여유 있게 출근할 수 있었다. 당시 역세권 거주자들은 “역세권 아파트가 빛을 발했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부동산 침체기 때는 단지규모와 교통여건 등을 반드시 고려해 집을 장만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하철이 서울 도심과 강남 등 주요 출근지역으로 연결돼 있으면 금상첨화다. 또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는 상업시설과 각종 편의시설, 의료·교육시설 등이 몰려 있어 주거환경이 뛰어나다.
올 상반기 수도권에 공급되는 아파트 가운데 1000가구 이상 대단지에 지하철을 끼고 있는 단지는 5곳 6800여가구다. 서울에서 2곳 2205가구(일반분양 542가구), 수도권에서 3곳 4648가구다. 먼저 5월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 뉴타운2구역에서 지에스(GS)건설·현대산업개발 등이 공동시공해 1148가구 가운데 509가구를 일반분양할 계획이다. 공급면적 79~195㎡로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신당역과 가깝다. 내부순환도로와 강변북로, 올림픽대로를 이용할 수 있어 도심 곳곳으로 이동이 편리하다. 6월에는 삼성물산이 서울 성동구 금호동2가 금호19구역을 재개발해 1057가구 가운데 33가구를 일반분양한다. 공급면적 148㎡ 단일형이다. 지하철 5호선 신금호역, 3·5호선 약수역, 3호선 금호역이 인접해 있고, 2011년에는 분당선 연장선도 개통될 예정이다.
수도권에서는 삼송·광교·송도 등 주요 택지개발지구를 중심으로 물량이 나온다. 경기도에서 드물게 청약불패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광교새도시에서는 대림산업이 A7블록에 ‘이(e) 편한세상’(사진)을 4월께 분양한다. 전용면적 100~187㎡ 중대형으로 이뤄진다. 신분당선 연장선인 경기도청역이 걸어서 5분 거리다. 계룡건설은 다음달 1일부터 경기 고양시 삼송지구 A15블록에서 1024가구의 청약을 시작한다. 전용면적 75, 84㎡ 중소형이다. 지하철3호선 삼송역과 2013년 신설되는 원흥역이 가까워 역세권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 수도권 랜드마크 입성 준비 강남 도곡렉슬(3002가구), 서초 반포자이(3410가구), 분당 정자동 파크뷰(1829가구)는 그 지역 최고의 랜드마크 아파트다. 랜드마크는 해당지역을 대표하는 건물로 주변의 작은 단지와 견줘 면적·향·층이 같아도 시세가 높게 형성된다. 주거면적 역시 소형에서 중대형까지 다양해 수요층도 두껍다. 올해는 서울 재개발 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브랜드 타운이 잇따라 쏟아질 예정이다.
7월에는 삼성물산이 동대문구 전농7구역에서 분양을 시작한다. 전농동 일대 15만1859㎡로 규모면에서 우선 돋보인다. 평균 16층(최고 21층)으로 2424가구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 아파트와 함께 답십리 16·18구역과 전농 6구역, 용두 1구역 등 총 8000여가구에 이르는 래미안 타운이 형성돼 앞으로 미니새도시급 주거환경을 갖춘 랜드마크 단지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에스케이(SK)건설은 수원에 대규모 프로젝트를 준비중이다. 에스케이 캐미칼 터 32만6974㎡에 들어설 ‘수원 정자 에스케이뷰(SK VIEW)’는 지하 2층~지상 43층 26개동으로, 공급면적 83~172㎡ 3600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북수원 지역에서 단일 브랜드 주거단지로 최대여서 이 지역 랜드마크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 단지에는 최근 에스케이 건설이 개발해 저작권등록을 마친 신평면 ‘셀프디자인존’이 적용된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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