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45.1% 양도…철도이전 공사 시공권 등은 유지
코레일 주도로 사업 지속되지만 ‘수익성 우려’ 커져
코레일 주도로 사업 지속되지만 ‘수익성 우려’ 커져
삼성물산이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경영권을 포기했다.
삼성물산은 31일 현재 보유 중인 용산역세권개발㈜ 지분 45.1%(약 13억5300만원)를 양도하는 내용의 공문을 용산개발 시행자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 이사회 쪽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용산역세권개발㈜은 시행자 위임을 받아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을 실질적으로 주도해온 자산관리회사(AMC·에이엠시)로, 삼성물산의 지분 양도는 개발사업의 주관사 지위를 내놓는 것을 뜻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용산개발 사업의 정상적인 추진을 위해 드림허브 이사회의 의결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결정으로 삼성물산은 드림허브 지분 6.4%만 가진 소액주주로 남게 된다. 하지만 철도시설 이전공사와 토양오염정화사업 등 이미 따낸 4000억원 규모의 공사와 5000억~6000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시공권 지분은 변함이 없다.
삼성물산의 용산역세권개발 경영권 포기는 최근 코레일과 드림허브 이사회가 이날까지 경영권 재편을 위해 에이엠시 지분을 전량 양도해달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용산역세권개발은 삼성물산이 45.1%, 한국철도공사(코레일) 29.9%, 롯데관광개발이 2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땅주인이자 드림허브 대주주인 코레일의 주도로 추진될 전망이다. 코레일은 앞서 삼성물산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에서 빠지면 4조원이 넘는 용산 랜드마크 빌딩 매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코레일과 삼성물산의 갈등은 해소됐어도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순조롭지 못할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평가다. 부동산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삼성물산을 대신해 나설 건설사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다른 드림허브 주주사들의 추가 증자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용산개발에 다걸기(올인)했던 삼성물산이 수익성이 불확실하다고 판단해 한쪽 발을 뺀 사실 자체가 사업성에 대한 신뢰에 흠집을 낸 상태다.
허종식 선임기자 jo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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