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부동산

전셋값 숨차게 뛰어도…내집 마련은 ‘마라톤 자세’로

등록 2010-09-14 21:58수정 2010-10-27 10:48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 요약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 요약
전세금 평균 4.9% 올라…매매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
“연말까진 관망” 기류속 전세 대출·공공임대 등 눈길
가계빚 소득 40% 넘지말고 ‘생애 첫 주택대출’ 활용을
경기 용인시에 사는 김아무개(36)씨는 두달 뒤 2년 전세계약이 만료되는 전용면적 109㎡ 아파트의 보증금을 1000만원 올리겠다는 집주인의 통보를 받고 고민에 빠져 있다. 이사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게 아예 내집을 장만하자는 아내의 의견이 강한데다, 마침 정부의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로 은행권 대출을 받기도 어렵지 않은 여건이 됐기 때문이다. 홑벌이를 하는 김씨는 연소득이 4000만원을 조금 밑돌아 내년 3월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되는 생애최초 주택자금 대출을 신청할 수도 있는 조건이다. 그러나 지금은 집을 살 때가 아니라는 주변 사람들의 의견도 만만치 않다. 현재 집값이 떨어지고 있고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굳이 대출을 받아 서둘러 집을 장만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 전셋값 또 뜀박질 하반기 들어 전셋값 상승세가 확산되면서 무주택자들의 시름이 다시 깊어지고 있다. 국민은행 조사를 보면, 전국 평균 전세가격은 올 들어서만 4.9% 상승했다. 이는 매맷값 상승률 1.0%의 다섯배다. 최근 가을 이사철에 접어든 서울·수도권 지역에서는 전세매물 품귀 현상까지 일부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현재 전세시장 움직임으로 봐서는 오는 10~12월에 전세계약 만료일이 닥친 세입자의 경우 전세금을 올려주거나 이사를 가야 할 경우가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셋값이 많이 오르면서 매맷값 대비 전셋값의 비율은 높아졌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율(매맷값 대비 전세가격)은 55.7%로 2006년 10월(56.6%) 이후 46개월 만에 최고치에 이르렀다. 서울은 전세가 비율이 전국 평균보다 크게 낮은 곳이지만 그 비율은 지난해 30%대에서 올해 40%대로 뛰어올랐다. 부동산정보 제공업체 내집마련정보사 조사를 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3.3㎡당 평균 1701만원이며, 전셋값은 701만원으로 전세가율은 41.2%를 기록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당분간 ‘전셋값 강세, 매맷값 약세’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신혼부부 등 새로 전셋집을 필요로 하는 수요 외에 전세기간이 끝나 매매 수요로 옮겨갈 만한 계층도 기존 전셋집에 주저앉고 시장을 관망하는 경우가 과거보다 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중소형 주택의 전세난은 상대적으로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전세수요는 대부분 중소형에 몰려 있는데 수도권 미분양 물량 중 71.4%가 대형일 정도로, 소형 전셋집은 물량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 내 조건에 맞는 대처법은? 전문가들은 현재는 무주택자들이 불확실한 집값 전망에 의존해 주택 구입 여부를 섣불리 판단하기보다 자신의 소득과 살림살이 등을 고려해 적절하게 전세난에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집을 ‘사느냐, 마느냐’ 식의 딱 떨어지는 정답은 없다는 것이다.

신혼이거나 자녀가 어린 맞벌이 부부 등 젊은층 가구라면 당분간은 내집이 없더라도 저축이나 주식 등 금융자산 투자 비중을 더 늘리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젊은 부부일수록 종잣돈 불리기에 힘을 쏟으면서 부동산시장은 당분간 지켜봐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부족한 전세금을 급히 마련할 때는 정부가 지원하는 전세자금 대출을 이용할 수도 있다. 지난 ‘8·29 부동산대책’에 따라 세입자가 금융기관에서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받아 빌릴 수 있는 전세자금 한도액이 전세금의 80%(종전 70%)와 연간소득의 3배(종전 2.5배) 중 적은 금액까지 가능해졌다.

상당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 입주를 노려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서울시의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이나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짓는 국민임대, 분납형 장기임대주택 등은 주거비 지출을 줄이면서 장기간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내집을 서둘러 장만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고 재산증식도 한결 유리하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본부장은 “대기수요가 많은 서울시 소형 장기전세주택은 입주가 하늘의 별따기지만 11월께 수도권 3차 보금자리지구에서 공급될 임대주택은 무주택 신혼부부에게도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소득이 늘고 있고 자녀도 있는 무주택 가구라면 적정한 범위의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해 내집 장만에 나서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전용면적 60㎡ 안팎인 방 2~3개짜리 소형 주택의 경우 집값 하락기에도 상대적으로 가격 하락폭이 적은데다, 자녀 교육과 주거생활의 안정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는 이자와 원금 등 매달 갚는 상환액이 가계 월소득의 40%가 넘지 않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즉 가구의 총부채상환비율(DTI)을 40% 이내에서 유지하라는 뜻이다. 특히 부부합산 연소득 4000만원 이하 무주택자라면 20년 장기분할 상환이 가능하면서 사실상 고정금리가 적용되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을 이용해볼 만하다. 그러나 이 대출도 서두르기보다는 올 연말 부동산시장 움직임을 봐가며 내년 초까지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