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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 공공임대, 서민 입주 사실상 봉쇄

등록 2011-05-02 20:42수정 2011-05-02 22:50

경기 김포한강새도시에 들어설 공공임대주택 본보기집에서 내방객들이 아파트 조형물을 살펴보고 있다.  김포도시공사 제공
경기 김포한강새도시에 들어설 공공임대주택 본보기집에서 내방객들이 아파트 조형물을 살펴보고 있다. 김포도시공사 제공
한강새도시 임대료, 주변보다 50% 비싸게 책정
572가구중 547가구 미달…7~8일 일반에 분양
경기 김포시 산하 공기업인 김포도시공사가 최근 김포한강새도시에 짓고 있는 공공임대주택 입주자를 모집했으나 임대가격이 비싸 대량 미달이 발생했다. 공기업이 공공임대주택 임대가격을 주변 시세보다 터무니없이 높게 매긴 것은 임대주택 공급 취지를 한참 벗어난 것인데다, 무주택 서민들의 입주 기회마저 박탈하는 폐해를 낳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29일 청약을 마감한 김포한강새도시 ‘계룡리슈빌’은 일반공급 1~3순위 청약에 모두 19명이 신청해 전체 공급 가구수 572가구의 95.6%인 547가구가 최종 미달됐다. 앞서 26일 신혼부부 등 특별공급 대상자에게 배정된 398가구에는 겨우 6명이 신청했다.

김포도시공사가 공급한 ‘계룡리슈빌’은 계약자가 보증금을 예치하고 월 임대료를 내는 통상적인 10년 공공임대주택으로, 임대기간이 끝나면 입주자가 분양전환을 받거나 퇴거를 선택할 수 있다. 문제는 임대료가 전용면적 74㎡형은 보증금 1억800만원 선에 월 임대료 68만원, 84㎡형은 보증금 1억3400만원 선에 월 78만원 선으로, 주변 시세보다 무려 50~60%나 높았다는 것이다. 74㎡형의 경우 월 임대료를 제외한 보증금이 주변 전세금 시세와 비슷했다.

김포도시공사 공공임대 임대료와 시세 비교
김포도시공사 공공임대 임대료와 시세 비교
김포도시공사가 이처럼 비싼 임대료를 책정한 이유는 민간 임대주택에서 많이 쓰이는 이른바 ‘확정분양가’ 방식을 병행했다는 점과 직접 관련돼 있다. 확정분양가 방식은 나중에 분양전환할 가격을 미리 정해 입주자가 그만큼의 보증금과 선납임대료를 내는 것으로, 계룡리슈빌의 확정분양가는 3.3㎡당 평균 840만원이다. 당첨자는 임대기간 동안 임대료를 다달이 지불할지, 확정분양가를 입주 때까지 한꺼번에 낼지를 계약 때 선택하도록 돼 있다. 김포도시공사 관계자는 “임대료는 높지만 그게 부담이라면 확정분양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새도시내 민간 10년 임대아파트에도 적용했던 제도인데다, 무주택자도 통장을 사용하지 않고 무순위로 입주하는 게 나쁠 게 없는 만큼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3순위 청약까지 대량 미달이 발생함에 따라 공사는 오는 7~8일 주택 소유나 가구주 여부에 관계없이 일반인의 신청을 받아 추첨 방식으로 입주자를 뽑을 계획이다. 현행법상 3순위까지 미달된 공공임대주택은 만 20살 이상이라는 나이 외에 별다른 입주자격 제한이 없다.

그렇지만 김포도시공사의 이번 임대주택 공급 방식은 저렴한 공공임대주택 입주를 희망하는 서민들을 외면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의도적으로 비싼 임대료를 매겨 이른바 ‘확정분양가’ 방식의 계약을 유도한 것은,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서민들이 임대주택에 입주할 기회를 앗아가는 결과를 빚기 때문이다. 또 무주택자에게 돌아가야 할 공공임대가 돈 있는 사람들의 투기 대상으로 바뀐 것도 폐해로 지적된다. 계룡리슈빌 본보기집을 방문했다가 높은 임대료에 깜짝 놀랐다는 김아무개(39)씨는 “집 없는 서민을 위해 저렴한 셋집을 제공하려는 게 공공임대의 취지인데, 이마저 집장사의 대상으로 전락한 것 같아 씁쓸했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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