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물량 왜 안나오지=다음달 1일 입주를 앞둔 서울 은평구 불광동 북한산힐스테이트7차 아파트 주변에 위치한 부동산중개업소 직원이 아파트를 올려다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직장인 정희태씨의 신혼 전셋집 구하기
북한산힐스테이트 7차 ‘중소형 거래’ 씨말라
올 초보다 5천만원 껑충…반전세·월세도 소량
“입주 임박하면 물건 쏟아져 나오는데 정반대”
북한산힐스테이트 7차 ‘중소형 거래’ 씨말라
올 초보다 5천만원 껑충…반전세·월세도 소량
“입주 임박하면 물건 쏟아져 나오는데 정반대”
북한산 자락 앞으로 들어선 아파트 위로 7월의 태양이 뜨겁게 내려앉았다. 콘크리트 바닥은 한여름의 열기를 뿜어냈고, 인부들이 땀을 훔치며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20일 서울 은평구 불광동 북한산힐스테이트7차는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설마…’, 했어요. 주위에서 ‘전세대란’이라고 하던데 솔직히 안 믿었거든요. 전셋집 구하기가 이렇게 힘들 줄 몰랐죠.” 다음달 1일 입주를 앞둔 힐스테이트7차 앞에서 정희태(30)씨가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는 지난 10일께 이곳에서 80㎡ 규모의 전셋집을 구할 수 있었다. 오는 10월 결혼을 앞둔 정씨는 지난 5월부터 전셋집을 구해왔다. 20평대의 소형 아파트를 찾았지만, 물량 자체가 적었고 허름한 아파트라도 가격은 터무니없이 높았다.
강남의 한 대기업 물류회사에 다니는 그는 처음에는 출퇴근을 고려해 지하철 2호선 주변을 중심으로 아파트를 알아봤다. 회사가 있는 강남 일대인 강남·서초·송파 지역은 엄두를 못 낼 정도로 전셋값이 비쌌고, 그마저도 물량 찾기가 쉽지 않았다. 출퇴근이 쉬운 동작구 사당동과 광진구 구의동 일대도 마찬가지였다. 구로, 신도림, 신림, 문래동 일대는 지난해 10월 이후 입주할 수 있는 20평대 아파트 전세 물건 자체가 없었다. 왕십리 등 교통이 좋은 지역은 15년 이상 된 아파트 전셋값이 2억7000만~2억8000만원에 달했다. 도심의 다른 지역도 상황은 비슷했다. 도심에서 벗어나 점점 외곽으로 발길을 돌렸고, 불광동에서만 12곳의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아다녔다. 그렇게 전셋집을 구하는 데까지 꼬박 석달이 걸렸다.
이 아파트는 애초 서민·중산층의 전세 수요에 적합한 물건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됐던 곳이다. 전체 물량 1070가구 가운데 109㎡ 이하 중소형 아파트가 80%에 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0일 현재 이곳에서 전세 물건을 찾아보기는 극히 힘들다. 공급면적 80㎡(24평형) 1건과 109㎡(33평형) 2~3건이 전부다. 2008년 분양 이후 지금까지 이뤄진 전세계약은 120~130건으로 전체 물량의 11~12%에 불과하다. 전세가격도 80㎡의 경우 2억5000만원으로 석달 전보다 무려 5000만원이 뛰었다. 그나마 반전세·월세는 찾아볼 수 있지만, 80㎡ 기준으로 현재 시세는 보증금 1억원에 월 70만~100만원으로 서민·중산층에게는 큰 부담이다.
지난해만 해도 상황이 이렇게까지 심각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8월 입주를 시작한 불광동 북한산힐스테이트3차의 경우 전세 물량이 전체(1300가구)의 25% 수준(320~330건)이었고, 80㎡ 전세도 1억8000만~1억9000만원 사이에서 거래됐다.
이곳 ㅎ부동산중개업소의 나경희(44)씨는 “통상 입주가 임박하면 전세 물량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가격이 내려가지만, 지금은 정반대의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ㅁ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우영은(49)씨는 “정부가 2009년부터 그린벨트에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는 (보금자리주택) ‘반값아파트’ 사업을 벌이면서 사람들이 집을 사는 대신 ‘로또아파트’ 청약에 열을 올렸다”며 “(주택 구입) 수요가 줄어드니 건설사도 당연히 아파트 공급을 줄였고, 그 결과가 지금 전세난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설마 했는데…” 1천가구 대단지에 전세 1건뿐
■ 무상급식 반대 투표 “유권해석 받았다” 거짓말
■ 한상대, 제주 오피스텔 매매 새 의혹
■ “강남좌파 조국, 정치불신의 벽 못뚫는다”
■ “키 큰 여성이 암 잘 걸린다”
■ 스타벅스 커피 최악의 음식 톱10에 들어
■ 태어나 처음으로 쓴 누군가를 향한 ‘메시지’
■ 무상급식 반대 투표 “유권해석 받았다” 거짓말
■ 한상대, 제주 오피스텔 매매 새 의혹
■ “강남좌파 조국, 정치불신의 벽 못뚫는다”
■ “키 큰 여성이 암 잘 걸린다”
■ 스타벅스 커피 최악의 음식 톱10에 들어
■ 태어나 처음으로 쓴 누군가를 향한 ‘메시지’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