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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9조 이라크 신도시 건설 공사 따낸 비결은

등록 2012-05-24 16:37

이라크 비스마야뉴시티 조감도
이라크 비스마야뉴시티 조감도
국외 단일 프로젝트 사상 최대 공사 계약 위해
건설 부회장 1년간 현지서 살다시피하며 설득
한화건설이 이라크 국가 재건사업인 10만가구 규모의 ‘비스마야 뉴시티’ 조성공사 시공권을 따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총 공사비가 80억달러(약 9조3000억원)에 이르는 이번 공사는 국내 기업이 국외에서 수주한 단일 프로젝트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한화그룹은 비스마야 새도시 국민주택 10만가구 건설 사업이 최근 이라크 국무회의의 승인을 받아 조만간 이라크 현지에서 본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계약식에는 한화그룹을 대표해 김승연 회장이 직접 참가할 예정이다.

한화가 비스마야 새도시 공사를 수주하기까지는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앞서 한화건설은 지난해 5월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와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한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한화건설이 이라크 정부와 체결한 협약이 구속력없는 각서 수준이다보니 사업 추진이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본계약이 늦어지자 ‘사업 자체가 좌초 위기에 처했다’는 루머까지 흘러나왔다. 실제로 이라크 정부는 지난해 합의각서 이후 사업계획 변경을 검토하는 등 내부적으로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도시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확신이 부족했던 이라크 정부를 설득해낸 일등공신은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이다. 김 부회장은 실무진과 함께 이라크 현지에서 1년여간 거의 살다시피하며 협상 전반을 주도했다. 특히 새도시에 국민주택을 짓되 단순히 주택 10만가구 건설에 그치지 않고 발전소와 도로,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도 짓고 관련 노하우를 현지에 전수하는 조건을 제시, 이라크 정부 관계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한화건설이 야심차게 사업을 벌이고 있는 국내 도시개발사업 단지를 새도시의 모델로 활용한 것도 주효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 2월 알 아라지 이라크 국가투자위원장의 방한 때 헬기를 띄워 인천 남구 고잔동 일대 238만㎡터에 조성중인 1만2000여가구 규모 ‘인천 에코메트로’를 보여줬다. 당시 현장을 둘러본 이라크인들은 에코메트로의 내부 시설과 단지 설계, 조경 등에 감탄사를 연발했다고 한다. 이같은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이라크 정부는 이달초 국무회의에서 비스마야 새도시 건설계획을 승인했다.

공사 계약조건도 원만하게 이끌어냈다. 이라크 정부가 새도시 건설공사의 예산을 확보하고 재무성 산하 3개 국영은행이 공사대금에 대한 지급 보증을 책임지기로 했다. 또 이라크 정부가 주택분양을 책임지며, 한화는 본계약 체결시 선수금으로 25%를 수령하고 7년간의 공사기간 중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공사금액 증액 조항을 포함시키는 등 유리한 계약 조건을 받아냈다.
비스마야뉴시티 위치
비스마야뉴시티 위치

비스마야 뉴시티 프로젝트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km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 1830만㎡(550만평) 크기의 분당급 규모 새도시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한화건설이 도로와 상·하수관로를 포함한 새도시 조성공사와 10만가구 국민주택 건설을 맡게 된다. 설계·조달·시공을 한화가 모두 진행하는 디자인 빌드(Design Build)방식으로 진행되며, 공사기간은 7년이다. 총 공사대금은 77억5000만달러이며, 선수금은 25%이다. 물가상승을 반영한 공사금액 증액 조항을 포함하고 있어 실제 공사대금은 총 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건설은 이번 프로젝트에 국내 중소 자재 및 하도급 협력업체 등도 함께 진출할 계획이라며, 중소기업의 동반성장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우리나라의 올해 국외건설 수주목표(700억불)의 10%를 웃도는 공사”라며 “한국의 새도시 건설 노하우를 수출한다는 각오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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