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아파트값이 지난해 3월 하락세로 돌아선 뒤 16개월째 변곡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추가 부양대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아파트값 하락폭은 더 커졌다.
1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11일~15일) 서울 시내 아파트값은 한주 동안 0.07% 하락한 것으로 드러나, 낙폭이 커졌다. 유럽 부채 위기감이 부동산 시장에 끼치는 영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은 거래 부진과 함께 재건축 단지가 몰려있는 송파, 강동 지역의 낙폭이 컸다. 송파(-0.24%), 강동(-0.16%), 강북(-0.11%) 지역이 서울 시내 아파트값 하락세를 주도했다. 잠실동 주공5단지가 2000만원 떨어졌고, 가락시영1,2차도 750만원~1000만원 정도 내렸다.
수도권 일부 분양 사업장에선 사뭇 다른 모습도 보였다. 최근 청약을 마친 인천 보금자리 구월드아시아드선수촌 대부분이 1순위에서 마감됐고, 강남 보금자리 첫 민간 공급인 래미안 강남 힐즈도 평균 3.77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그러나 지역 조건과 가격 경쟁력 덕분에 일어난 이례적인 호황이어서, 전체 주택시장에 반전의 계기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세시장은 약보합세가 계속됐다.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저렴한 곳이나 주거환경 여건이 양호한 지역 중심으로 국지적으로 움직임은 계속됐다. 강남 역삼동과 삼성동 일대, 마포와 종로 등 도심권과 그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소폭 올랐다. 전세수요 자체는 거의 없었지만, 싼 매물이 사라지면서 오름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여름 비수기와 휴가철을 앞두고 분양시장에 청약 경쟁이 붙기 시작했다. 가격 경쟁력이 있는 지역이 많아 저렴한 내집 마련을 꿈꾸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움직임이 것으로 예상된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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