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 전세금 환산액 6억6500만원
인근 아파트 거래가 6억5000만원 추월
‘사업 취지 어긋나는 것 아니냐’ 갸웃
인근 아파트 거래가 6억5000만원 추월
‘사업 취지 어긋나는 것 아니냐’ 갸웃
위례새도시에 추진 중인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단지가 전세보증금 기준으로 6억원대 후반의 고가주택인 것으로 드러나, 중산층 주거혁신을 위해 도입하려는 뉴스테이의 취지에 적합한 것인지 의문을 낳고 있다. 최근 사업자 공모 심사에서는 경쟁사보다 더 높은 임대료를 제시한 사업자가 종합평가에서 후한 점수를 받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겨레>가 입수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위례새도시 뉴스테이 민간사업자 공모사업 심사평가서를 보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대림산업컨소시엄은 위례새도시 A2-14블록에 공급할 예정인 ‘이(e)편한세상 테라스 위례’ 전용면적 84㎡형 임대보증금을 평균 5억원, 월세 44만원으로 책정했다. 사업 계획서에서 제시한 전월세 전환율은 3.2%로, 이를 적용한 전세보증금 환산액은 6억6500만원에 이른다.
‘이편한세상 테라스 위례’의 이런 임대보증금은 주변 시세에 견줘 상당히 높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지적이다. 지난달 위례새도시에서 공급된 ‘위례 우남역 푸르지오’ 아파트 전용면적 83㎡형 분양가는 5억9000만원이었으며, 인근 아파트 분양권 거래가로 추정한 현재 시세는 6억5000만원 안팎이다. 중산층 주거혁신을 표방한 뉴스테이의 임대료가 주변 아파트 분양가보다도 비싼 셈이다.
또 위례새도시 뉴스테이 공모 심사에서 차점자로 밀려난 업체의 임대료가 ‘이편한세상 테라스 위례’보다 1억원 이상 낮았다. ㈜에이치알엠씨와 키움증권이 손잡은 키움컨소시엄은 타운하우스인 ‘헤르만하우스 위례스테이’ 사업 계획을 통해 월세를 내지 않고 전세보증금 5억6000만원을 받는 임대료를 제시했다. 헤르만하우스 위례스테이는 전용면적 84㎡형 342가구에 이르는 주택 외에 세대별로 사무실로도 쓸수 있는 창고공간을 따로 마련해 가구당 계약면적이 250㎡에 이른다. 가구별로 2개층을 쓰는 혁신적인 구조에 더 넓은 공간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겠다고 제시했지만 외면당한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참신한 사업계획이나 저렴한 임대료보다 건설사 브랜드, 사업 안정성을 더 중시한데 따른 결과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헤르만하우스 위례스테이 사업자 쪽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최종 심의를 통해 뉴스테이의 취지에 걸맞는 사업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병수 ㈜에이치알엠씨 이사는 “뉴스테이 사업이 자칫 ‘대기업 퍼주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 만큼 이 사업에 주택도시기금을 출자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중립적인 시각에서 엄밀하게 사업성을 판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뉴스테이 총괄부처인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과 당국자는 “위례 뉴스테이 사업구조에 대해선 현재 주택도시보증공사와 사업자가 협의 중으로 구체적인 임대료 수준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위례 뉴스테이 공모사업자 임대료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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