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율 74.7%…첫 지방 추월
성북·강서·경기 고양 등은 80% 넘어
성북·강서·경기 고양 등은 80% 넘어
이른바 ‘미친 전셋값’이라고 불릴 정도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 전세난이 가중되면서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수도권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이 지방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케이비(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통계를 보면, 지난해 12월 기준 수도권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74.7%를 기록해 5대 광역시의 72.8%, 기타 지방의 73.7%에 견줘 1%포인트 이상 높았다. 전세가율이 높다는 것은 아파트 매매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세가격이 비싸다는 뜻인데, 이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줄곧 광역시를 비롯한 지방의 전세가율은 수도권보다 높았다. 이는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이 광역시나 지방보다 워낙 높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수도권과 지방의 전세가율이 역전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5대 광역시와 기타 지방의 전세가율은 각각 73.1%, 72.5%로 수도권(68%)보다 최대 4~5%포인트가량 높았다. 서울(66.1%)만 떼내어 비교할 경우 최대 7%포인트까지 차이가 났다.
그러나 9월 들어 수도권의 전세가율이 72.9%으로 올라서며 사상 처음으로 5대 광역시(72.6%)를 앞질렀다. 이어 10월에는 73.5%로 오르며 지방(73.4%)보다도 높아졌다. 또 11월에는 역대 처음으로 서울의 전세가율이 73%까지 치솟아 5대 광역시(72.7%)를 추월했다.
이런 현상이 빚어진 것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전세난이 심각해지면서 전셋값이 큰 폭으로 오른 반면 대구·부산 등 광역시와 지방은 전세보다 매맷값 상승폭이 컸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는 매매가격이 5.56%, 5.61% 상승하는 동안 전세가격은 각각 9.57%, 8.33% 상승하는 등 매매보다 전셋값이 더 강세를 보였다. 이에 비해 5대 광역시는 매매가 6.43%, 전세가 4.61% 상승해 매매 상승폭이 더 컸다. 지방도 매매와 전세가 각각 2.14%, 1.92% 올라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수도권에서는 전세가율이 80%를 넘는 곳도 속출했다. 서울 성북구(82.6%)와 강서구(80.1%), 경기 고양시(80.0%)와 의왕시(81.5%)가 지난해 말 기준 80%를 넘어섰다.
부동산 업계에선 올해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전세난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올해는 가계부채 관리방안, 금리 인상 , 주택공급 과잉 우려 등으로 매매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러나 전세의 월세전환이 가속화하고 지역적으로는 강남권에서 재건축 이주가 늘어나는데 따라 수도권 전세시장 불안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수도권과 5대 광역시 전세가율 변동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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