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 3조5천억원 투자추진
정부 절반으로 조정 방침
그동안 지역균형발전을 이유로 보류중이던 엘지 계열사들의 ‘파주 엘시디 클러스트’ 투자 계획이 제한적으로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달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산집법) 시행령을 개정해 엘지 계열사의 수도권 투자를 가능하도록 하되, 투자 규모를 애초 목표로 했던 3조5천억원에서 1조8천억원으로 상당 부분 축소조정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지 그룹은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중인 ‘파주 엘시디(LCD) 공장’을 중심으로 엘지전자, 엘지화학, 엘지이노텍, 엘지마이크론 등이 참여하는 ‘파주 엘시디 클러스트’ 구축에 약 3조5천억원의 투자계획을 진행중이었다. 그러나 현재 산집법 시행령을 보면, 수도권 지역 중 성장관리권역에 속하는 파주 지역에서는 외국인투자기업에 속하는 엘지필립스의 엘시디(LCD) 공장 신설은 가능하나, 대기업인 엘지전자, 엘지화학 등은 이곳에 공장을 신설할 수 없다. 엘지 쪽에서 보면, 이는 관련 업종을 한데 모아 시너지 효과를 높이려는 ‘엘시디 클러스트’의 밑그림 자체가 흔들리는 측면이다.
엘지 파주단지 투자는 한덕수 경제부총리가 ‘8월말 허용’을 시사하는 등 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 등이 경기회복과 설비투자 촉진을 이유로 적극적인 검토를 해왔으나, 건설교통부 등 일부 부처가 수도권 과밀화와 지역균형발전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아 제대로 진척이 되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투자축소와 건교부 쪽의 ‘긍정적 수용 방침’이 결합하면서 시행령 개정 논의가 급진전을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청와대 등 정치권의 입김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엘지는 파주 인근에 엘지전자, 엘지화학, 엘지이노텍, 엘지마이크론 등이 ‘파주 엘시디 클러스트’ 계획의 일환으로 각각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권태호 허종식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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