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강세에 서울 전세가율 70% ‘턱걸이’

지난달 70.1%…8개월 연속 내려
전세값보다 매매값이 더 올라

강남권 아파트값 상승세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 비율이 2년여만에 70% 이하로 떨어질 조짐이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하 전세가율)이 8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70% 붕괴를 앞두고 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는 데 반해 전세가격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국민은행의 ‘12월 주택가격동향조사’를 보면, 지난 12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70.1%로 11월(70.6%)에 견줘 0.5%포인트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2016년 6월 75.1%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주춤하다가 지난해 2월부터 석달간 73.2%로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후 지난해 5월 73.0%로 다시 하락한 뒤 지난달까지 계속 하락했다.

지난달 강남 11개구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66.4%로 전월 대비 0.8%포인트나 떨어졌다. 같은 기간 강북 14개구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74.3%로 0.4%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재건축 단지가 밀집한 강남권 아파트값이 강북보다 더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새해 들어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를 비롯해 서울 주요 지역의 일반 아파트까지 매매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율이 곧 60%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새해 첫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33% 올라 1월 첫주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10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반면 올해는 서울의 아파트 입주물량이 지난해보다 28.3% 늘어난 3만4천여 가구에 이르러, 전세가격은 상대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더블유엠(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의 하락은 전셋값보다 매매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데 기인한다.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더 멀어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연초부터 강남을 중심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이자 실거래가와 거래량을 정밀 점검하는 등 시장 모니터링 강화에 나섰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12월 주춤했던 강남 집값이 새해 들어 오르고 있어 관계부처가 공동으로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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