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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동산

‘8.27 부동산 대책’ 10개 언론사 사설 통해 봤더니…

등록 2018-08-28 14:00수정 2018-08-28 19:23

주요 언론사 사설을 모아봤다
공공주택 확충부터 재개발까지
주택 공급 확대안 다양하게 제시
<한겨레> 보유세 인상 주문
<동아> 집값 잡겠다는 조급증 버려야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소 벽보에 부동산 매물이 붙어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소 벽보에 부동산 매물이 붙어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정부는 27일 가파른 집값 상승 등 주택 시장 과열에 대응해 투기 지역, 투기 과열지구 조정대상 지역을 추가로 지정하는 ‘8·27 부동산대책’을 내놨다. 또 수도권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24만2000가구의 주택이 들어설 공공택지 14곳을 추가 개발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26일 서울 집값 급등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온 여의도와 용산 ‘통개발’ 계획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다음날 주요 언론사는 정부의 ‘8·27 부동산대책’이 근본 대처가 아닌 국지적 대책이며 오를 만큼 오른 집값에 대한 뒷북 대처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대다수 언론은 부동산 대책과 관련된 사설을 실었다.

그러나 언론사별로 기조는 달랐다. 진보 언론은 더 강력한 세제 개편안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을 했고, 보수 언론은 급하게 집값을 잡겠다는 조급증을 버려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공급 확대에 관련해서도 서민을 위한 공공 주택 확충과 재건축, 재개발 등을 통한 서울 도심 내 공급 확대로 나뉘었다. 언론사의 기조를 가장 명확히 보여주는 기사는 사설이다. ‘8.27 부동산대책’에 대한 전국 주요 언론사 사설을 모아봤다.

[한겨레] 정부가 오락가락하면 ‘집값’ 절대 못 잡는다

일부에선 재건축 ·재개발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주택 공급을 늘리라고 주장한다 . 그러나 투기판으로 변질된 주택 시장 구조를 놔둔 채 공급을 확대하는 것은 투기세력에 좋은 일만 시켜주는 꼴이 된다 . 국토연구원 통계를 보면 , 서울의 ‘주택 보급률’이 2006년 94.1%에서 2016년 96.1%로 높아졌다 . 100%에 육박하고 있다 . 반면 자기 집을 보유하고 있는 비율인 ‘자가 보유율 ’은 같은 기간 51.4%에서 45.7%로 되레 떨어졌다 . 늘어난 주택이 무주택 서민이 아닌 다주택자에게 돌아간 것이다 .

서민 주거 안정은 양질의 공공주택 확대로 풀어야 한다 . 당장은 실거래가의 60~70% 수준인 공시가격을 현실화해 보유세 개편을 보완해야 한다 .

[경향] 투기지역 등 지정만으로 뛰는 집값 잡을 수 없다

핵심은 서울 특정 지역에 집을 사면 ‘떼돈 ’을 번다는 심리를 가라앉혀야 한다는 것이다 . 이를 위해서는 적극적인 조세 ·금융정책이 뒤따라야 한다 . 집값 급등으로 인한 ‘불로소득’은 세금으로 환수된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하는 것이다 . 현재 시가에 크게 못 미치는 공시가격을 현실화해 부동산 보유세를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

[동아] 서울 4곳 투기지역 추가 지정… 힘빠진 ‘8·2 대책’ 재탕 안 돼야

일부에서는 집값 안정을 위해 금리를 올려 시중자금을 회수하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경기를 더욱 위축시킬 우려가 있어 과잉대책이 될 가능성이 크다 . 보유세 인상도 거래세 인하 등 전반적인 세제 개편과 함께 논의돼야지 , 단순히 집값 잡기용으로 동원되면 더 큰 부작용을 불러올 여지가 많다 . 도심 재개발이든 대체 지역 개발이든 수요자가 원하는 지역에 원하는 주택의 공급을 늘리는 정공법 외에는 집값 안정의 효과를 본 대책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게 과거의 경험이다 . 집값을 잡겠다는 조급증부터 버려야 한다 .

[매경] 또 땜질식 부동산 대책, 집값 잡을 수 있겠나

무엇보다도 수요가 몰리는 지역에 공급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 투기 부작용을 우려해 서울 요지의 재건축 ·재개발은 제외하고 땜질식 공급 방안만 찾아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

[서울경제] 재건축 활성화 없이 집값 불안 해소하겠나

서울의 주택공급 부족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은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다 . 가용부지가 태부족한 서울지역의 주택 공급은 재건축·재개발 의존도가 80%에 이른다 . 집값 불안을 한 방에 해소할 묘책은 사실상 없다 . 재건축 ·재개발이 부자의 배만 부르게 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주택 공급원이라는 평범한 사실을 직시하기 바란다 .

[서울] 박원순이 불 지르고 정부가 꺼야 하는 주택시장

서울과 소비자가 선호하는 수도권에 가시적인 공급 계획을 발표해 집값 상승 불안 심리를 선제적으로 잡을 필요가 있다 .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공급 확대 등은 그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 .

[세계] 1년 만에 나온 늑장 공급확대, 집값 잡을 수 있을까

그동안 수요 억제에 초점을 맞춰온 정부가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공급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점에서 전향적 조치로 평가할 만하다 . 하지만 늦은 감이 있다 .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에는 택지 지정과 조성 , 건설 , 입주 등에 상당한 시간이 걸려 당장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정책은 타이밍이 중요한 것이다 .

[연합시론] 수요-공급 균형 흔들리는 주택시장…종합 대책 필요하다

게다가 경기 부진에 따라 한국은행은 금리를 올릴 수도 없어 시중 유동성은 풍부한데 , 이런 자금이 언제든지 부동산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 . 가을 이사 철을 맞아 수요가 늘어난다면 부동산 가격이 더욱 흔들릴 수도 있다 . 소득 격차뿐 아니라 자산 양극화도 심해져 사회 통합을 해칠 수 있다 . 이런 점에서 근원적 해결책을 서둘러 찾아야 한다 .

[파이낸셜뉴스] 알맹이 빠진 부동산 추가대책

집값 상승 중심지인 용산과 여의도 , 목동 , 강남 등에 대한 처방은 쏙 빠져 있다 . 바로 재건축 활성화를 통한 공급 확대방안이다 .

[한국] 약발 안 먹힐 뒷북 부동산대책, 양질 주택 공급 청사진 내놔야

정부와 서울시의 잇단 조치는 서울 아파트 가격이 최근 4개월 간 무려 8.3%나 급등한 데 따른 응급처치다 . 규제 일변도의 수요 억제만으로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과정이었다 .이젠 전투적 대책보다 질 좋은 주거 욕구에 부응하는 공급계획과 주거환경 격차 해소를 위한 유기적 청사진을 제시할 때가 됐다고 본다 . 물론 그 청사진에는 지역밀착형 SOC 투자부터 입시학원 분산책에 이르는 전환적 대책이 포함돼야 할 것이다 .

박유리 기자 nopimul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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