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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동산

과천 57만명 청약광풍 후유증…뭇매 맞는 ‘아파트 특별공급방식’

등록 2020-11-30 20:06수정 2020-12-01 02:35

“5인이상 가구, 무주택기간 긴 4인보다 우대?” 비판 목소리
과천지식정보타운 ‘과천 푸르지오 오르투스’ 조감도
과천지식정보타운 ‘과천 푸르지오 오르투스’ 조감도
최근 57만명이 청약하는 광풍이 불었던 경기 과천지식정보타운 아파트 분양을 계기로 특별공급, 가점제 등 우선 공급 방식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불만과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신혼부부 등 특정 계층에게 중복적으로 제공되는 청약 기회, 부양가족 수가 많은 세대에 대한 과도한 혜택 등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일부 형평성 논란도 빚고 있다.

30일 부동산 업계 말을 종합하면, 수도권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과천지식정보타운 민영주택(3개 단지 1698가구)이 이달 초 분양된 뒤 각종 부동산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특별공급 방식 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먼저 지난 ‘7·10대책’에 따라 공공택지 민영주택에 처음 도입된 ‘생애최초 특별공급’(15% 추첨공급)에 대해 예상밖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생애최초 특공은 정부가 최근 이른바 ‘공황구매’(패닉바잉)에 나선 젊은 층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따로 기회를 준 것이지만, 대상자가 지나치게 넓어진 탓에 사실상 ‘희망고문’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과천지식정보타운 생애최초 특공 가구수는 3개 단지 171가구인데, 청약자는 총 4만8232명(중복 포함)으로 평균 경쟁률이 282대 1이었다. 젊은층이면 누구나 당첨 희망을 품었지만 결과는 모두 낙담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다자녀 가구 특공도 도마 위에 올랐다. 미성년 자녀 3인 이상을 둔 다자녀 특공 당첨자에 31살 세대주 2명이 포함돼 있는 사실이 알려진 데 따른 것이다. 30대 초반도 자녀 셋을 둘 수는 있지만 최근 서울 강서경찰서가 임신진단서를 위조한 다자녀 특공 불법 당첨자를 적발한 사건과 맞물려 의심의 눈초리가 쏠리는 분위기다. 또 다자녀 가구는 일반공급에서도 가점이 높은 편이고 신혼부부 특공에서도 경쟁 때 우선권을 부여받기 때문에 이중 혜택이 주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여기에다 다른 특공과 달리 소득제한도 없어 이른바 고소득 ‘금수저’에게 유리하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일반공급 가점제의 배점 방식도 입길에 오르고 있다. 과천지식정보타운에서는 전용면적 85㎡ 이하 일반공급 당첨자 가점 하한선이 69~74점으로, 무주택 기간 만점(15년이상), 청약통장 가입기간 만점(15년이상), 가족 4인인 69점 보유자도 무더기 탈락했다. 이는 자녀가 3인 이상이거나 부모를 한분 이상 모시고 있는 5인 이상 가족이 절대 유리한 현행 가점 방식에 따른 것이다. 자녀가 2명인 4인 가족으로 69점의 가점을 보유한 생애최초 무주택자 정아무개씨(52)는 “부양가족 수에 따라 가점을 매기는 것은 좋지만 5인 이상 가구라고 해서 무주택기간이 더 긴 4인 가구보다 우대하는 게 형평에 맞는지 의문”이라며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장인·장모를 주민등록에 올려놓고 가점을 높이라는 조언도 있는데, 이런 편법이 많은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생애최초와 다자녀 가구, 신혼부부 특공 대상자는 중복 혜택이 많은데 반해 일반공급 물량은 줄어든 탓에 중장년층 무주택 가구에 대한 ‘역차별’이 발생하고 있다고 본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다수 수요자들이 어떤 특공을 골라 신청하는 게 유리한지 고민하게 된 현재 방식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면서 “특공의 유형을 줄이더라도 실제 주택이 필요한 이들에게 혜택을 확실히 주는 게 바람직하고 가족 수 배점이 과도한 일반공급 가점제도 일부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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