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들이 후판·냉연강판·선철 같은 철강 원자재값 상승 여파를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생산 대기업들이 납품가격 인상을 수시로 일방 통보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10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7월5~16일 중소 제조업체 5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원자재 가격변동 및 수급불안정 관련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 중소기업 가운데 89.9%가 핵심(주 사용) 원자재값이 지난해 말에 견줘 상승했다고 밝혔다. 원자재값 상승률은 평균 33.2%로 조사됐다. 품목별로는 후판(61.2%), 냉연간판(56.0%), 선철(54.8%) 등 철강 원자재값 상승이 두드러졌다.
원자재값 변동 주기에 대해서는 76.2%가 ‘수시’, 16.8%는 ‘1년 단위’라고 응답했다. 원자재 구매가격 협의방식을 묻는 질문에는 61.8%가 ‘원자재 생산 대기업이 가격인상을 일방적으로 통보’라고 밝혔다. 원자재값 상승분의 납품단가 반영여부에 대해서는 43.2%가 ‘일부만 반영’, 43.0%는 ‘전혀 못함’이라고 응답했다. 원자재값 상승이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는 87.4%가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대응방안에 대해서는 71.4%가 ‘대응방안 없음’이라고 응답했다.
정욱조 중기중앙회 혁신성장본부장은 “중소 제조업체들은 대기업에서 원자재를 조달해 중간재를 생산해 대기업에 납품하는데, 원자재값 인상과 납품단가 미반영 사이에서 설상가상의 상황으로 몰리는 모습”이라며 “예고 없는 수시 인상과 일방적 통보 등 원자재 생산 대기업에 대한 협상력이 낮아 원자재값 인상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기 어렵고, 이 때문에 전반적인 기업경영의 청사진을 그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재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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