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외국인 근로자 입국 지연 사태 장기화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중소 제조업체들의 인력 난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서는 기존 외국인 근로자 체류 기간을 추가로 연장하고, 외국인 근로자 도입(쿼터) 확대 조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온다.
12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9월 8~9일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 중인 중소 제조업체 792곳을 대상으로 ‘중소기업계 인력 현황 및 2022년 외국인 근로자 수요’ 조사 결과를 보면, 92.1%가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인력 난을 해소하는 방안으로는 95.3%(중복 응답)가 외국인 근로자 입국 지연 사태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하며 ‘기존 외국인 근로자 체류기간 추가 연장 조처’를, 65.0%는 ‘외국인 근로자 쿼터 대폭 확대’를 우선적으로 꼽았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2019년 4만208명에 달했던 제조업 취업 외국인 근로자 입국자가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4806명으로 줄었고, 올해도 8월말 기준으로 3496명에 그쳤다. 이에 따라 2019년말 27만6755명에 달했던 국내 체류 외국인 근로자(E-9 기준)수가 올 8월에는 21만8709명으로 크게 줄었다. 정부는 현장 생산인력 부족 난이 심화하자 올해 체류기간이 만료되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체류기간을 1년 연장한 바 있다. 이번 조사에선 응답 중소기업의 69.5%가 ‘외국인 근로자 체류기간 연장 조처로 인력 문제에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제품 생산량 변화 추이를 묻는 질문에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 생산량을 100으로 가정했을 때, 지난해에는 84.2로 떨어졌고, 올해는 84.3으로 소폭 회복한데 이어 내년에는 91.0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태희 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중소기업들이 생산량 회복 추세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외국인 근로자 입국 인원 확대가 필요하다. 입국 허용 국가를 현재 6개국에서 16개 송출국 전체로 확대하고, 현지에서 코로나19 검사와 백신 접종 등이 이뤄진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입국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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