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자영업자 단체들이 29일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카드수수료 인하를 촉구하고 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제공
카드수수료율 조정 시즌이 돌아왔다. 금융위원회가 3년마다 자영업자 처지와 경기 상황 등을 반영해 조정하게 돼 있는 카드수수료율 조정안 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골목상권을 대표하는 자영업자 단체들이 영세 자영업자 대상 카드수수료율 차등 적용 구간을 확대해줄 것과 카드수수료율 협상권을 보장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와 한국마트협회를 비롯한 70여개 소상공인 단체들은 29일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골목상권 자영업자 카드수수료율 인하와 카드수수료 협상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2018년 카드수수료율이 조정되고 3년이 지난 지금,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높은 수준의 카드수수료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과 과도한 카드수수료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표적인 박리다매 소매업종인 동네마트는 임대료를 웃도는 수준의 카드 수수료를 부담하고, 신규 점포에는 일괄적으로 최고 수수료율 2.3%가 적용되며, 영세 가맹점이 아닌 일반 가맹점 수수료는 슬금슬금 인상돼 3년 전과 다를 바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카드사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장기화에 따른 비대면 소비 증가로 영업특수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카드사 2020년 실적을 보면, 당기순이익이 2조264억원으로 전년 대비 3800억원 늘었고, 올해도 상반기에만 당기순이익이 1조4944억원에 달했다. 상반기에만 전년도 당기순이익의 70%를 상회하는 수치”라고 지적했다.
방기홍 자영업소상공인중앙회 회장은 “카드사 수익은 가맹점인 자영업자들의 피와 땀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카드 수수료 인하를 촉구했다. 김성민 한국마트협회 회장은 “카드 수수료율을 둘러싸고 3년마다 분쟁이 거듭되는 이유는 결제서비스 상품 가격인 카드 수수료율에 대한 가격협상이 없기 때문”이라며 “카드수수료율에 대한 협상권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카드사들이 신규 자영업자에게는 전년도 매출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조건 최고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골목상권 자영업자들한테는 수수료를 따박따박 받아가면서 대형마트와 온라인플랫폼 등에는 무이자 할부란 이름으로 수수료를 감면해주는 식으로 대기업과 골목상권을 차별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전년도 매출 3억원 이하로 돼 있는 영세 사업자 구간을 7~8억원 이하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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