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한국조선해양·다인건설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고 중소기업 기술자료를 유용하는 등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혐의로 검찰 고발을 당하게 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6일 제17차 의무고발요청 심의위원회를 열어 이들 3개사를 검찰에 고발해달라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요청하기로 결정했다. 의무고발요청은 하도급법과 공정거래법을 위반했으나 공정위가 검찰에 고발하지 않은 사건에 대해 중기부가 중소기업에 미친 피해나 사회적 파급효과 등을 따져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하는 제도다. 중기부가 요청하면 공정위는 의무적으로 고발해야 한다.
중기부에 따르면, 네이버는 2015년 5월부터 2017년 9월까지 부동산정보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자신에게 제공한 부동산 매물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지 못하도록 해 공정위로부터 재발방지 명령과 과징금 10억3200만원 처분을 받았다. 중기부는 고발 요청 이유에 대해 “네이버가 경쟁사업자를 배제하려는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를 했고, 그 과정에서 중소 부동산정보 업체가 해당 경쟁사업자와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건으로 피해를 주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조선해양㈜은 2015년 6월부터 2018년 5월까지 80개 수급사업자에게 기술자료를 요구하면서 요구 목적 등을 적은 법정 서면을 교부하지 않는 것은 물론 기존 수급사업자의 기술 자료를 유용한 것으로 드러나 공정위로부터 재발방지 명령과 2억4600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중기부는 “기술자료 유용행위를 엄중히 근절해야 할 하도급법 위반행위 유형이고, 한국조선해양이 해당 제품에 대한 공급업체를 이원화하려는 목적이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다인건설은 중소기업에 하도급대금 및 지연이자를 미지급해 피해를 입혔다. 계열사가 분양한 상가를 수급사업자에게 분양받게 하거나 분양권을 승계받도록 거래한 사건으로 공정위로부터 재발방지 명령, 하도급 대금 등 지급 명령, 과징금 각각 13억원과 16억원 처분을 받았다. 중기부는 “다인건설의 하도급 대금 등 미지급 행위가 반복되고 있어 향후 유사사례가 재발되지 않게 하기 위해 고발 요청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기환 중기부 상생협력정책관은 “이번 고발 요청은 공정거래법 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 및 하도급법 상 기술자료 유용 행위에 대해 중소기업 피해 정도 등을 이유로 중기부가 고발 요청하는 첫번째 사례라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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