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사업재편 승인을 받은 20곳 하나인 엘티(LT)정밀 누리집. 이 회사는 자동차 단조부품을 생산하는 중견기업으로, 전기차 배터리 냉각장치 분야로 새로 진출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새 정부 들어 첫 ‘사업재편계획 심의위원회’를 열어 미래차, 친환경, 디지털 서비스 등 분야 20개사의 사업재편 계획을 신규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업재편 승인 기업 수는 누적 314개사로 300개사를 넘어섰다. 사업재편 승인 기업은 합병·분할·회사설립 같은 구조 변경과 사업 혁신을 조건으로, 상법·공정거래법상의 절차 간소화 및 규제 유예, 연구개발(R&D)·금융·컨설팅·세제 등 분야에서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2016년 시작된 사업재편 제도는 기업활력법에 따른 것으로, 정상 기업의 선제적 체질 개선과 혁신 활동을 촉진해 사후 구조조정에 따른 막대한 경제·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한 방안이다.
이날 사업재편 승인을 받은 곳 중 미래차 분야에 진출하는 곳은 아이비스·엘티(LT)정밀 등 11개사에 이른다. 자동차 내장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아이비스는 자율주행차 운영·관제 시스템을 신규 분야로 꼽고 있다. 엘티정밀은 자동차 단조 부품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냉각장치 쪽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친환경 분야로는 원진금속(무연 구리합금), 글로제닉(친환경 재생플라스틱 에어캡), 동성(합성수지 재활용 종량제 봉투) 등 3개사가 진출한다. 디지털 서비스 등 신산업 분야로 진출할 기업은 6곳이다. 굿어스스마트솔루션(산업용 사물인터넷 예지·보존 시스템), 티오더(매장 주문 관리·서비스 플랫폼) 등이다. 이들 20개사는 신규 진출 분야에 1913억원을 투자하고, 662명을 새로 고용할 계획이라고 산업부는 전했다.
장영진 산업부 차관은 “기업활력법은 과잉 공급 업종의 사업재편을 촉진하기 위해 제정됐는데, 그 사이 전 업종에 걸친 그린·디지털전환과 신산업 창출을 지원하는 법률로 그 역할이 크게 진화됐다”며 “주력 제조업이 저탄소·친환경화하는 과정에서 사업재편 제도가 중요한 산업정책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국정과제에 따라 앞으로 5년간 업종별 핵심기업 500개의 사업재편을 집중 지원한 뒤, 그 성과를 산업생태계 전반에 확산시킬 방침이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