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중기·스타트업

법 따로 현실 따로 ‘중소기업 공동교섭권’

등록 2022-10-24 15:18수정 2022-10-25 02:52

국감철 맞아 다시 현안으로 떠올라
“대·중기 대등 협상 위해 실질 보장해야”
차량용 반도체 모듈을 생산하는 한 중소기업 사업장. 이노비즈협회 제공
차량용 반도체 모듈을 생산하는 한 중소기업 사업장. 이노비즈협회 제공

국정감사 철을 맞아 중소기업협동조합 공동교섭권이 또다시 현안으로 제기됐다. 공동교섭권은 대·중소기업 간 협상력 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공동행위를 허용하는 내용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성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4일 내놓은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공정 계약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중소기업협동조합을 통한 공동교섭이 필요한데 공정거래위원회의 엉뚱한 법 해석으로 인해 개정 중소기업협동조합법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중기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 마련”을 촉구했다.

김 의원 대표 발의로 2019년 8월 개정된 중기협동조합법에선 조합, 사업조합, 연합회가 공동사업을 수행하는 경우 공정거래법에 따른 부당한 공동행위에 관한 규정을 적용받지 않도록 했다. 법 규정만 보면 중기협동조합이 대기업을 상대로 공동교섭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상은 다르다. ‘가격 인상 등으로 소비자 이익을 침해하는 경우’는 여전히 공정거래법 적용을 받도록 한 단서 조항 탓에 구멍이 생겼다. 법에서 ‘소비자’에 대한 정의 규정을 따로 두지 않아 소비자기본법에 따른 소비자만을 뜻하는지, 거래 상대방인 사업자까지 포함하는지 불분명하다. 공정위는 교섭 상대방인 대기업도 ‘소비자’로 해석해 조합의 공동행위를 ‘소비자 이익을 침해하는 경우’로 판단하고 있다.

우원식 의원은 이 문제를 풀기 위한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을 지난해 6월 발의했다. 조합법상 소비자를 소비자보호법상의 소비자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이 법안은 아직 국회에 계류돼 있다. 법안 발의 당시 우 의원은 “협동조합을 통한 가격 인상 등 공동행위는 여전히 ‘담합’으로 제한돼 제도 실효성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높다”며 “하도급과 위·수탁 거래에 대해서라도 협동조합을 통해 공동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해 중소기업 제값 받기를 유도해야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중소기업 쪽에선 조합 차원의 공동교섭권 보장을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 해소를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로 여기고 있다. 개별 중소기업으로선 대기업을 상대로 협상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점에서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납품단가를 반영하기 어려운 게 한 예다.

김성환 의원은 “하도급, 위·수탁 거래에서까지 공동행위가 불가하다면 가뜩이나 취약한 중소기업 입장에서 대등한 협상은 먼 나라 이야기일 것”이라며 “공정경쟁 질서 확립과 대·중소기업 간 거래 때 중소기업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거래상 지위가 열등한 중소기업에 공동행위를 통한 교섭권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서울원 아이파크’ 중대형 청약 미달…고분양가에 수요자들 외면 1.

‘서울원 아이파크’ 중대형 청약 미달…고분양가에 수요자들 외면

세종대 교수 4명,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 선정 2.

세종대 교수 4명,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 선정

5억 시세차익에 세금만 9억…분양권 ‘손피거래’ 양도세 무한 적용 3.

5억 시세차익에 세금만 9억…분양권 ‘손피거래’ 양도세 무한 적용

10대 재벌 내부거래 12년 만에 최고…현대차, 8조2천억 증가 4.

10대 재벌 내부거래 12년 만에 최고…현대차, 8조2천억 증가

과세 준비 미비하다고 가상자산 과세 2년 더 유예하자는 정부·여당 5.

과세 준비 미비하다고 가상자산 과세 2년 더 유예하자는 정부·여당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