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 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 업무보고에 입장하고 있다. 뒷줄 왼쪽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오른쪽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국내 벤처·스타트업(신생기업)의 성장세가 주요국에 견줘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콘 기업(업력 10년 이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 수가 국내에서 2배로 증가하는 동안 주요국에선 3배가량으로 늘어난 게 단적인 예로 꼽혔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7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업무 계획에서 “지난 3년간 우리나라의 유니콘 기업 수 세계 순위가 6위에서 10위로 하락했으며, 세계 100대 유니콘에 국내 기업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주요 경쟁국에 뒤떨어져 있다”고 밝혔다. 중기부 자료를 보면, 한국의 유니콘 기업은 2019년 11월 11개에서 올해 11월 22개(2.0배)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미국에선 242개사에서 704개사(2.9배)로, 인도 24개사에서 85개사(3.5배), 독일은 12개사에서 36개사(3.0배)로 증가했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2023년은 경쟁국을 따라잡고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벤처·스타트업 주도의 디지털 경제 선점 정책을 마련해야 하는 전환점”이라며 “창업 벤처를 집중 육성해 글로벌 유니콘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그 방안의 하나로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 및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글로벌 펀드’를 미국·중동·유럽 등으로 확대 조성해 현재 누적 5조원 수준에서 내년 말까지 8조원으로 키우기로 했다.
중기부는 고금리 지속에 따른 기업 이자 부담 완화를 위해 중소기업 대상 신규 정책자금을 코로나19 때 수준인 25조2천억원까지 공급하고, 기술보증기금·지역신용보증재단 신규보증의 보증료율을 내년 상반기 중 0.2%포인트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또 내수기업 수출 기업화를 위한 방안으로 수출 우수기업 지정제도를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통합해 1천개 기업을 대상으로 최대 6억원의 바우처·연구개발 및 금융을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또 납품대금 연동제 확산을 위해 관련법의 하위 규정을 마련하고 지원본부를 구성해 원재료 가격정보 제공, 계약체결 컨설팅 등을 지원하는 방안도 이날 업무 계획에 담았다. 납품대금 연동제는 내년 10월께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중기부에 따르면 대상 기업은 12만개로 추정된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