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실태조사 결과
하도급거래를 하는 중소제조업체 가운데 표준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두건 가운데 한건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준계약서를 맺지 않은 하도급거래는 사후 분쟁에서 법적 대응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26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제조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7 중소기업 하도급거래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중소기업이 하도급 계약을 맺을 때 10건 중 6건(58.2%)은 표준계약서를 사용하지 않았다. 표준계약서를 맺지 않은 거래는, 원청회사가 요구하는 임의계약서를 사용하거나 이메일 또는 구두 위탁 등으로 이뤄졌다. 현행 하도급법상 권고사항인 표준하도급계약서는 원청사업자(발주처)의 불공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사업 범위, 보수, 결제방식과 시기, 법적 책임 등을 표준 거래조건에 따라 적시하는 양식이다.
이번 조사에서 중소제조업체들이 느끼는 하도급거래의 공정성은 지난해보다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도급거래가 불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응답한 업체가 2016년에는 11.2%였는데 올해는 5.6%로 떨어졌다. 불정하다고 응답한 업체들은 그 이유(복수응답)로, ‘법·제도적 기반 미흡’(32.1%), ‘원청사업자의 인식과 의지 부족’(28.6%) 등을 꼽았다.
중소제조업체들이 하도급대금을 받은 수단은 현금(현금성 포함)이 77.9%, 어음 21.8%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현금은 평균 수취기일이 33.2일인 반면에, 어음은 평균 수취기일 34.4일과 평균 만기 75.3일을 합한 총수취기일이 109.7일로 법정 대금 지급 기한보다 약 50일이 더 걸렸다. 어음의 이자도 대부분 납품업체에 전가됐다. 납품일 기준 60일을 초과해 결제된 어음은 법정할인료(이자)를 원청사업자가 지급해야 하는데, 해당 결제의 70.9%는 수급업체가 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제조원가가 오른 업체는 10곳 중 5곳(49.8%)인데 반해, 납품단가가 오른 업체는 10곳 중 2곳(17.8%)에 불과해 중소제조업체가 느끼는 제조원가 인상 압박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경만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하도급 불공정행위는 계약체결 단계에서 계약조건이 원활히 공유되지 않거나 협의되지 않아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표준하도급계약서 사용 확산 등을 통해 거래 당사자 간 정보의 비대칭을 해소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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