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덕 주택가구조합 이사장이 가구시험연구원의 내구성 시험장비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주택가구시장에서 매출 100억원대 업체들은 ‘3각 파고’의 위기에 휘말려 있다. 중국산 저가제품이 범람한 가운데 이케아라는 새로운 ‘거대공룡’이 등장했고, 한샘과 에넥스 등 기존 대기업 가구업체들은 매장을 늘리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펴고 있다. 중소 가구업체들로선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침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위기를 돌파하려면 협동의 힘이 필요하다. 지난해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 새 둥지를 튼 한국주택가구조합은 그런 힘을 모으는 중심에 있다.
주택가구조합은 주택건설에서 기본으로 설치되는 싱크대, 옷장, 거실장, 수납장 등을 건설사에 납품하거나 직접 시공해주는 업체들이 구성한 협동조합이다. 최근 10년 새 국내 가구시장이 대기업과 수입업체에 넘어가는 가운데서도 주택가구조합은 회원사가 98개에서 126개로 증가하는 등 몸집은 커졌다. 조합 사업이 활발했다는 증거다.
주택가구조합의 성장은 단체표준인증제도에 발판을 두고 있다. 이기덕 조합 이사장(하나데코 대표)은 “우리 조합은 단체표준 인증기관 1호로 지정돼 지금까지 가정용 싱크대, 공동주택용 현관장과 옷 수납시스템, 가구의 안전설치기준 등 6가지 표준을 개발해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근간으로 원부자재 공동구매, 공동상표 개발, 시험·검사를 통한 품질관리, 해외시장 개척과 신규 회원 판로지원 등 다양한 공동사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이사장은 2002년에 부설기관으로 설립한 한국가구시험연구원도 자랑거리로 꼽았다. 가구시험연구원은 가구전문 시험·인증기관으로, 회원사들의 품질 경쟁력과 제품 신뢰도 제고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개별업체들이 감당하기 힘든 공통 기술과제도 연구한다. 이연동 가구시험연구원장은 “가구 제조의 기술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구개발이 이뤄져야 하고, 개별업체보다는 협동조합을 통한 공동연구개발이 더 효율적이라는 점에서 연구원의 책임이 무겁다”고 말했다. 주택가구업계는 새로운 공동사업의 하나로 기술인력 양성을 모색하고 있다. 이기덕 이사장은 ”중소 가구업계는 전문인력은 물론 단순기능직 현장 인력을 구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며 회원사 공동 출연과 국비 지원을 얻어 가칭 ‘가구기술교육원’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생산액 기준 10조원 규모로 추정하는 국내 가구산업은 크고 작은 1300여개 업체에서 직접고용 인원이 3만여명에 이른다. 목재와 금속·유리·플라스틱·섬유·석재 등 다양한 산업과 연관 효과도 크다. 과거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주로 쓰던 가구가 지금은 의료용기기 등 다양한 목적과 용도로 융합되는 추세다. 가구산업이 성장잠재력을 키울 기회를 얻은 셈이다. 이기덕 이사장은 “조합을 통해 가구기술 교육기관을 만들면 가구의 고부가가치를 지향할 수 있는 일자리도 많이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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