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 열풍에 힘입어 미성년자 주주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증시가 부진했던 올해 초에도 증가 추세가 계속됐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20대 미만 주주는 35만8257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전체 주주 중에서는 7.07%를 차지했다. 이들이 들고 있는 주식은 전체 주식의 0.25%인 1483만4499주였다. 미성년자 1명당 평균 41.4주를 갖고 있는 셈이다. 이는 이날 종가 기준 약 281만원어치다.
삼성전자의 미성년 주주는 최근 몇년간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19년 말 20대 미만 주주는 1만8301명(3.21%)에 그쳤으나 2년 만에 20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11만5083명(5.34%)을 기록했던 2020년에 견줘서도 크게 늘었다. 미성년 주주가 보유한 주식 수는 이보다 느리게 증가했다. 2019년 177만8840주에서 지난해 8.3배로 늘었다.
증권 계좌를 갖고 있는 미성년자도 크게 늘었다. 케이비(KB)증권은 지난달 27일 기준 미성년 고객이 27만60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개인고객 820만2200명의 3.4%에 해당한다. 지난해 말 18만7900명에서 4개월간 46.9% 증가한 것이다. 성인 고객에 비해서도 증가 속도가 빨랐다. 같은 기간 성인 고객은 658만6300명에서 791만4300명으로 20.2% 늘었다. 미성년 고객의 총자산도 7천억원에서 8천억원으로 증가했다.
미성년 고객은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비중이 성인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직접 투자한 자산 중 12.2%가 해외 주식이었다. 성인 고객의 경우 이 비중은 5.0%에 그쳤다. 고객 수 기준으로 미성년자에게 인기가 많은 종목은 테슬라와 애플, 알파벳(클래스 A)이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보통주와 우선주, 엘지(LG)에너지솔루션 순으로 많이 투자했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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