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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빅스텝 충격 얼마나 깊고 오래갈까…전운 감도는 금융시장

등록 2022-07-13 18:19수정 2022-07-14 02:44

한은 ‘빅스텝’ 이후 시장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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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빅스텝’ 발표 직후 국내 금융시장은 다소 안정되는 흐름을 보였다. 다만 경기 전망이 급속도로 어두워지고 있는 만큼 향후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시장은 국내외 경기 둔화의 강도와 지속 기간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들에 주목하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코스피는 13일 10.85(0.47%) 오른 2328.61에 장을 마쳤다. 기관 투자자가 356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외국인은 기준금리 인상 발표 즈음 순매도에서 순매수로 전환했으나, 이창용 한은 총재의 기자회견이 끝나자 다시 주식을 던지기 시작했다. 시장은 물가와 경기에 대한 이 총재의 다소 낙관적인 전망이 불안 심리를 키운 것으로 풀이했다. 이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568억원어치와 99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 지수도 12.40(1.65%) 상승한 763.18에 마감했다. 마찬가지로 기관이 매수세를 이끌었다. 외국인은 매도 우위를 이어가다가 장 마감 직전에 순매수(9억원)로 전환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5.2원 떨어진 1306.9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경기 침체의 가능성에 한층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각종 시장 지표에서 터져나오는 경고음의 수위가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는 탓이다. <블룸버그> 보도를 보면, 12일(현지시각) 한때 미국 국채 2년물은 10년물보다 0.124%포인트 높은 금리에 거래됐다. 지난 4월(0.095%포인트)보다 역전 폭을 키운 것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최대치다. 통상 시장에서는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보다 높은 역전 현상을 경기 침체의 신호탄으로 해석한다. 향후 경기 둔화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면 시장에서 장기금리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국제유가에서도 침체의 신호가 재차 감지됐다.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같은 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배럴당 7.93% 떨어진 95.8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월11일 이후 최저치다. 영국 런던 대륙간거래소(ICE)에서 브렌트유 선물도 7.38% 하락한 99.20달러를 기록했다. 향후 수요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기업 실적도 이르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내리막길을 걸을 전망이다. 지난달까지는 고공행진하는 물가에도 선방했으나, 앞으로는 수요 둔화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기업 실적 전망치는 이달부터 이미 하향 조정되고 있다. 최석원 에스케이(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은 “주요 기업들은 가격 전가력이 높아서 인플레이션 국면에 명목 가격이 올라가며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하반기부터는 수요가 타격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실적이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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