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성공과 실패 기업
팬택 저가매수론 나오지만 판단 일러
기업개선작업 결과 따라 ‘천당-지옥’
기업개선작업 결과 따라 ‘천당-지옥’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한 팬택 계열의 주가가 연일 폭락을 거듭하면서 팬택 계열 주식의 ‘저가 매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또 과거 워크아웃 기업들의 성공·실패 사례도 다시 회자되고 있다. 과거 워크아웃 기업 중에는 재기에 성공하며 투자자들에게 ‘대박’을 안겨준 경우도 있지만, 워크아웃에 실패해 부도 처리되면서 ‘쪽박’을 찬 사례가 더 많다.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2004년 7월부터 올 6월까지 워크아웃이 결정된 3667개 기업 중 32%인 1180곳만이 경영 정상화에 성공했다. 대표적인 쪽박 기업은 대우자동차와 동아건설 등이다. 이들 기업은 워크아웃 도중 최종 부도 처리돼 헐값에 매각됐다. 대우차와 동아건설은 각각 1999년 8월과 9월 워크아웃이 개시됐으나, 2003년 5월과 2000년 11월 최종 부도 처리됐다. 대우차는 2001년 지엠에 팔렸고, 동아건설은 프라임산업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인수될 예정이다. 반면, 워크아웃을 앞당겨 마친 하이닉스와 현대건설, 현재 조기 졸업이 예상되는 에스케이네트웍스 등은 투자자들의 ‘쓴 인내’에 ‘단 열매’를 선물했다. 2001년 3월 워크아웃이 시작돼 올해 5월 조기졸업한 현대건설의 주가는 2004년 5월 6천원대까지 내련간 뒤 지금은 10배 가깝게 올랐다. 현대건설의 매각 가격은 6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1년 10월 개시된 워크아웃을 지난해 7월 앞당겨 마친 하이닉스는 최근 ‘독자 생존론’이 나오고 있다. 올 3분기까지 13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낸 시가총액 15조원 기업으로 탈바꿈했고, 2003년 4월 감자 직후 주당 3천원이던 주가는 현재 10배가 넘는 3만5천원대를 오가고 있다. 이밖에도 1998년 1월 워크아웃을 개시해 2003년 9월 졸업한 크라운제과는 2004년 해태제과를 인수한 뒤 업계 2위에 올라섰다. 워크아웃 졸업 뒤 4만~5만원대에 머물던 주가도 올 초 18만원까지 올라 현재는 11만원대에서 오르내린다. 팬택의 경우 장기투자자라면 채권단의 회생 방안과 구조조정 내용, 영업·자산 매각 등을 통한 현금 창출력 등을 정확히 살펴본 뒤 투자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투자 판단을 내릴 때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증권업계에선 팬택과 팬택앤큐리텔이 “이미 주식시장의 손을 떠났다”며 보수적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팬택 계열은 워크아웃과 무관하게 영업활동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지만, 워크아웃에 들어간 뒤에도 감자·출자전환·합병 등 변수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팬택앤큐리텔은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인 내년 3월 말까지 자본 전액 잠식을 벗어나지 못하면 상장이 폐지될 수도 있다. 이 밖에 회사채 발행 특약에 따라, 연말 부채비율 600% 초과시 채권자들이 조기 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것도 팬택의 자금 사정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팬택과 팬택앤큐리텔은 11일 워크아웃 발표 뒤 4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며, 주가가 각각 2천원대에서 1천원대로, 1천원대에서 500원대로 ‘반토막’ 났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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