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투자증권 신촌증권지점 김용재(35) 차장이 지난 8일 서울 신촌지점에서 인터넷 생방송 포털 '아프리카'에 주식투자 자문을 하는 방송을 하면서 업무를 보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인터넷방송 스타강사 김용재씨가 개미들에게 던지는 쓴소리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개미들 현혹…강세장일수록 ‘겸손한 투자’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개미들 현혹…강세장일수록 ‘겸손한 투자’
“요즘 주식이 뛰어 좀 사보려고 하는데, 미성년자가 주식하는 방법 좀 가르쳐 주세요.” 지난 2일 한 인기 포털에 이런 질문이 내걸렸다. 다음날 한 누리꾼은 공개 답변을 올려 “컴퓨터로도 투자를 할 수 있으니 현재 주가보다 2천원 정도 떨어질 때 케이티(KT) 주식을 사라”고 권했다.
최근 직접투자를 하는 개인투자자들은 주로 온라인에서 투자 정보를 얻는다. 실제 주식 거래도 온라인에서 한다. 온라인에 온갖 정보가 실시간으로 떠다니는데다 주식을 사고파는 것도 간편하기 때문이다.
강세장이 지속되면서 온라인에서 주식 관련 정보량이 급증하고 있다. 전문 블로거들의 포털로 간주되는 ‘올블로그’에는 지난 1월 154건에 불과하던 주식 관련 콘텐츠가 지난달에는 900여건으로 6배 가량 늘었다. 국내 최대 인터넷 생방송 포털인 ‘아프리카’에선 주식 전문가의 고정 강좌만 지난해 9월 7개에서 5월 말 46개로 급증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메신저 증권거래 서비스인 ‘증권 탭’의 거래액은 1월 750억원에서 지난달에는 950억원으로 늘었고, 증권 탭 방문자 수는 지난해 7월 69만명에서 지난달에는 91만명으로 늘었다.
5년간 수억원 까먹은 과거에 대해 경각심 일러줘
“직접해야 직성 풀리고 도박처럼 해야 만족” 문제점 지적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가뜩이나 주가 급등에 현혹된 ‘개미’들을 ‘주식 도박꾼’으로 내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열에 여덟은 과열된 시황과 군중 심리에 떠밀려 주식투자에 뛰어듭니다. 인터넷에 넘쳐나는 투자 정보들은 이들에게 주식 중독자가 되기를 부추기죠. 하지만 주변에서 ‘주식, 주식’ 외치며 그렇게 많이들 한다는데 정말 주식으로 돈 벌었다는 사람 만나보셨어요?” 대한투자증권 신촌지점 김용재(35) 차장은 최근 ‘개미’들이 앞다퉈 직접투자에 나서는 것을 우려했다. 그는 2000년 이후 5년 동안 주식에 투자하다 수억원을 까먹은 아픈 과거를 갖고 있다. 결국 2005년 초 잘 다니던 대기업도 그만뒀다. 부인과는 별거에 들어갔고 자살까지 고민해 봤을 정도다. 그는 2년 가량 주식과 담을 쌓다가 지난해 9월 우연히 ‘아프리카’를 알게 됐다. 주식투자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싶어 직접 참여했다. 지금은 여기에서 ‘프로추어’로 활동 중이다.
“단타 위주의 매매로 수익을 나누자는 전문 사이트들은 검증이 필요합니다. 제 강의에선 특정 종목을 절대 추천하지 않습니다. ‘얼마의 수익을 남겼다’ ‘세력이 붙었다’ ‘작전이 시작됐다’고 말하는 이들은 무조건 ‘강퇴’입니다. 넘치는 정보를 가리려면 스스로가 공부를 해야 합니다. 요즘 같은 강세장일수록 더 겸손해야 합니다.”
그는 지난 2월 대한투자증권에 취업했다. 요즘엔 근무 시간 내내 생방송에 참여한다. 신산한 그의 경험을 ‘교재’로 삼는 골수 팬만 2천명이 넘는다고 한다.
“요즘 은행 상품에 가입하면 바보 소리 듣는다고 합니다. 선진국화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한데, 뮤추얼펀드가 2만개가 넘는 미국 같은 나라는 개인 투자 비중이 높지 않습니다. 주로 간접투자 방식의 펀드로 재테크를 하죠. 반면 우리는 자신이 직접 해야 직성이 풀리고 도박처럼 해야 만족한다는 게 다릅니다.” 무분별한 투자의 위험성을 경험한 김 차장의 뒤늦은 깨달음이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직접해야 직성 풀리고 도박처럼 해야 만족” 문제점 지적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가뜩이나 주가 급등에 현혹된 ‘개미’들을 ‘주식 도박꾼’으로 내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열에 여덟은 과열된 시황과 군중 심리에 떠밀려 주식투자에 뛰어듭니다. 인터넷에 넘쳐나는 투자 정보들은 이들에게 주식 중독자가 되기를 부추기죠. 하지만 주변에서 ‘주식, 주식’ 외치며 그렇게 많이들 한다는데 정말 주식으로 돈 벌었다는 사람 만나보셨어요?” 대한투자증권 신촌지점 김용재(35) 차장은 최근 ‘개미’들이 앞다퉈 직접투자에 나서는 것을 우려했다. 그는 2000년 이후 5년 동안 주식에 투자하다 수억원을 까먹은 아픈 과거를 갖고 있다. 결국 2005년 초 잘 다니던 대기업도 그만뒀다. 부인과는 별거에 들어갔고 자살까지 고민해 봤을 정도다. 그는 2년 가량 주식과 담을 쌓다가 지난해 9월 우연히 ‘아프리카’를 알게 됐다. 주식투자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싶어 직접 참여했다. 지금은 여기에서 ‘프로추어’로 활동 중이다.
메신저 증권랩 클릭 유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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