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상장기업(금융업 제외)의 주요 재무지표 변화
3분기,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급격하게 악화한 국내 상장사들의 재무상태가 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를 저점으로 한 뒤 최근까지 ‘완만한 V자형’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12월 결산 국내 상장사 1504곳의 주요 재무상황을 지난해 초부터 올 9월 말까지 분석한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를 보면, 영업이익과 당기 순이익은 올해 3분기에 각각 18조3000억원과 18조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했던 지난해 3분기에 견줘 27.9%(4조원), 284.3%(13조3000억원)씩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에서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매출액순이익률)은 2.0%에서 7.6%로, 이자지급액 대비 영업이익 수준을 뜻하는 이자보상배율도 480%에서 502%로 높아져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부채비율은 지난 1분기(110.6%)에 고점을 찍은 뒤, 9월 말 현재(97.7%) 금융위기 이전인 지난해 2분기(91.9%) 수준과 가까워졌다. 다만, 업황 개선이 더딘 조선업과 해운업은 여전히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선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 자본에서 장ㆍ단기 차입금과 회사채 발행분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하는 ‘차입금의존도’는 1년 전에 견줘 소폭 높아졌다. 기업들이 올해 들어 신용경색이 어느 정도 완화된 데다, 저금리 환경이 조성되면서 금융기관이나 직접금융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늘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현금성 자산은 3분기 말 현재 57조원으로, 1년 전에 견줘 39% 증가한 반면에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며 재고자산은 72조원으로 13% 감소했다. 투자보다 유동성 확보에 기업들이 더 주력했다는 의미다.
금감원은 “기업들의 주요 재무지표가 위기 이전 수준으로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주로 저금리나 환율효과 등에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이고, 차입금 의존도도 여전히 높다”고 진단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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