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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달러 캐리 얼마나…금융당국 7조5천억 추산

등록 2009-12-14 07:23

유가증권시장.채권시장 올해 유입액 추정
주식순매수.채권순유입의 15%…"영향 미미"
올해 국내 증시 호조의 한 축을 담당해온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달러 캐리 트레이드의 실제 규모는 얼마나 될까.

금융감독 당국이 최근 국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 유입된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규모를 추산해 이목을 끌고 있다. 달러 캐리 트레이드는 '제로'금리 수준의 초저금리인 달러화를 빌려 고수익이 예상되는 다른 국가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13일 금융감독 당국이 자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 중순까지 국내 유가증권시장과 채권시장에 유입된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은 최대 7조5천억원으로 추산됐다.

금융감독 당국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원, 채권시장에서 6조5천억원 등 총 7조5천억원의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했다.

7조5천억원의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은 유가증권시장 순매수(30조원)와 채권시장 순유입액(19조원) 총액인 49조원의 15.3%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금융감독 당국은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미국계 펀드(8조4천억원), 영국계 연기금(4조3천억원), 룩셈부르크계 펀드(3조5천억원), 중동 국부펀드(3조5천억원), 미국계 연기금(2조1천억원) 등 주요 순매수 세력의 자금은 대체로 달러 캐리 트레이드와 관계없는 중장기성 투자자금으로 분류했다.

다만 글로벌 투자은행(IB, 1조9천억원 순매수)과 조세회피지역 펀드(1조3천억원 순매수) 등 단기성 자금 가운데 최대 1조원이 과거 투자매매 행태 등을 볼 때 미국의 초저금리를 바탕으로 한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채권 시장에서는 올해 21조6천억원을 순매수한 은행, 증권 등 글로벌 IB들의 자금 가운데 약 6조5천억원이 금리차이를 겨냥해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으로 유입된 것으로 판단했다.

8조원의 순유입을 기록한 태국 펀드는 달러 차입이 아닌 태국 내 자금이 금리차를 겨냥해 국내에 투자된 것으로 달러 캐리 트레이드와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미국 펀드(4조1천억원 순유입)와 아시아 중앙은행(3조3천억원 순유입) 등의 자금도 채권 만기(듀레이션) 조정이나 자국 외환보유고 운용을 위한 포트폴리오 투자로 달러 캐리 트레이드와 무관한 것으로 평가했다.

금감원은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국내에 들어온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은 주식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채권시장에서도 예의주시할 필요는 있지만 국고채 3년 물에는 거의 유입되지 않아 지표금리에 미친 영향도 극히 미미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은 대부분이 잔존만기 6개월 이내의 통안채에 투자돼 통안채 시장의 유동성을 증가시켜 시장 활성화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달러 캐리 자금이 개발도상국에 과도하게 유입돼 개도국 시장의 거품을 가져오고 앞으로 유출 시 금융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금융감독 당국의 이번 달러 캐리 트레이드 분석은 유가증권시장과 채권시장에만 국한해 추산한 것으로 한계성을 지니고 있지만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 규모에 대해 금융당국이 가늠해봤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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