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78만~91만원” 한국계 “110만원”
국내 증시의 대표종목인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을 두고 국내와 외국계 증권사들이 서로 엇갈린 전망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외국계가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 심화에 따른 실적 악화를 점친 반면, 국내 증권사들은 승자독식 구도가 지속될 것이라며 낙관적인 견해에 무게를 실었다.
미국계 투자은행인 제이피모간은 최근 발표한 ‘실적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삼성전자는 판관비 증가, 기업간 경쟁 심화, 환율 하락 등으로 이익 성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제이피모간은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현재가(79만7000원)보다도 낮은 78만원으로 유지하고, 이익 모멘텀이 부족해 당분간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 역시 91만8000원이던 목표주가를 그대로 고집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4분기 실적 추정치 발표를 통해 국내기업 가운데 처음으로‘연매출 100조-영업이익 10조원’ 클럽에 가입했다고 밝힌 것과는 사뭇 분위기다.
이에 반해 국내 증권사들은 금융위기 이후 승자독식의 구도가 이어질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조정하고 나섰다. 대우증권은 8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10만원으로 조정했다. 대우증권은 삼성전자의 확고한 시장지배력과 차별화된 기술력, 선도적 마케팅 전략 등에 배춰볼 때 올해 영업이익 15조원 달성도 무난할 것이라 전망했다. 에이치엠씨(HMC)투자증권도 “4분기 실적이 판관비를 대거 집행하고도 기존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할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93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올렸다. 이밖에 메리츠증권은 “매출액이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전분기 대비 8% 이상 증가했다”며 “이는 세트 사업을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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