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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상승세 수출주에도 온도차 반도체 ‘후끈’, 자동차 ‘썰렁’

등록 2010-01-17 18:19수정 2010-01-17 19:14

반도체·자동차 주식 최근 주가변동
반도체·자동차 주식 최근 주가변동
엔화 약세 부정적 영향 유의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상과 원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전기·전자 업종을 중심으로 한 수출주들이 국내 증시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원화 강세로 인해 수익성이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보다는 전반적인 경기 회복과 특히 전세계 반도체 산업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대표주인 삼성전자는 강세를 보이며 52주 최고가에 다시 근접하고 있고, 하이닉스는 최근 1년 중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전문가들도 수출주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빠른 속도의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원화 절상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원화 강세는 결국 경제의 기초체력을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환율과 주가는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왔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더라도 주가에는 되레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수출주라고 하더라도 종목별로 차별화는 더욱 심해질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시황팀 과장은 “똑같은 수출주라고 하더라도 실적 모멘텀에 따라 주가가 차별화되는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반도체 업종인 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데 반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업종의 주가는 미국 시장 점유율 하락 등 경쟁업체들의 회복에 따른 경쟁 격화를 우려해 최근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 엔화 약세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수출 증가율이 떨어지고 이익 하향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을 경고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의 초기 국면에서는 수출 증가율 둔화와 함께 이익 하향 조정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국내 증시는 글로벌 증시에 견줘 조정국면이 출현했다”며 “일본과 상대적으로 경합 정도가 큰 자동차, 전자부품 등에서 엔화 약세의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곽 연구원은 “이 경우 내수주의 시장 주도력이 커질 것”이라며 “올해 전체로는 금융, 유통, 건설 등 내수주의 수익률이 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눈앞의 수출주에만 매달리지 말고 실적 개선 업종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국 전기·전자 업종의 이익 모멘텀은 4분기를 기점으로 소진될 전망”이라며 “최근에 저가 매력이 부각되고 이익 증가율이 좋은 업종으로는 은행, 반도체, 자본재, 금속광물 차례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도 “최근 환율 하락은 달러 약세라기보다는 우리 경제의 강한 회복세를 반영하고 있어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며 “경기 회복과 환율 하락의 동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은행, 항공주 등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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