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변동성 커져…보수적 전략 짜야
세계경제 요동치고 출구전략 등 변수 많아져
작은 충격도 민감…분산투자, 가치주 노려볼만
작은 충격도 민감…분산투자, 가치주 노려볼만
미국과 중국에 이어 이제 유럽까지. 국내증시를 둘러싼 환경이 요동치고 있다. 빠른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오름세를 타던 국내증시의 변동성이 다시금 확대되고 있는 건 당연한 결과다. 이럴 때일수록 펀드 투자자들의 선택과 대응도 그만큼 더욱 중요해지기 마련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길게 보면 여전히 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요인들이 많지만, 단기적으로는 보수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했던 얼마전까지의 분위기에서 한발짝 물러선 것이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 팀장은 “올해는 출구전략 등의 변수로 인해 지난해엔 무시됐던 충격에도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주식·원자재·금 등 대부분의 자산이 함께 오르고 함께 내리는 경향이 커 당분간은 아예 채권 등 보수적인 운용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이어 만일 적극적인 성향의 투자자라면 자산을 3등분해 투자할 것을 권했다. 자산의 3분의 1은 적립식투자로 시간을 분산해 투자하고 3분의 1은 자산관리계좌(CMA) 등 현금성 자산으로 보유하면서 길목을 지키는 전략을 구사해볼 만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예를 들어 원자재 펀드의 경우 금은 온스당 1000달러, 유가는 60달러, 국내 주식형의 경우엔 지수가 1500선 근처에 매수하는 식이다. 그리고 나머지 3분의 1은 주식연계증권(ELS)이나 우량한 주식의 기업공개,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안정적이면서도 고수익을 노리는 자산에 투자해볼 수 있다 .
특히 요즘처럼 주가가 횡보 또는 하락세를 보일 경우 가치주 펀드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펀드평가사 제로인 자료를 보면, 순자산 10억원 이상 펀드 중 지난 4일 기준으로 케이비(KB)밸류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은 1개월 동안 수익률이 1.73%로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올렸고, 한국밸류자산운용의 10년투자연금증권투자신탁과 10년투자증권투자신탁도 모두 1% 미만의 손실을 기록중이다. 이에 반해 성장주 스타일의 경우, 한국투자정통적립식증권투자신탁이 1% 미만의 손실을 봤을 뿐 모두 3% 이상의 손실을 기록중이다. 50개 이상 중소형 종목을 편입해 운용하는 중소형 펀드도 변동성 장세에서는 상대수익률이 좋은 편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펀드별 편차가 있을 뿐 가치주 펀드와 성장주 펀드 사이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 또 국내 증시의 경우엔 대부분 증권사의 대표펀드가 증시 상황에 따라 비중을 조절하는 혼합형인 것도 특징이다.
장기적으로는 시장 전망이 여전히 좋은 만큼 굳이 주식형 펀드 비중을 낮출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최근 증시 등락이 큰 이유는 각국의 긴축 우려 때문인데 경기나 기업이익 등 기초체력 면에서는 큰 변화가 없다”며 “굳이 주식 비중을 줄이는 것보다는 신규 투자는 적립식으로 하되 펀드는 계속 보유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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