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불안한 봄’
나라밖 출구전략 시동…재정위기 불씨 ‘여전’
국내 경기회복세 꺾일 듯…“신중히 접근해야”
국내 경기회복세 꺾일 듯…“신중히 접근해야”
한동안 거침없이 반등하던 국내 증시 상승세가 한풀 꺾인 상태다. 나라 밖에서 찾아드는 잦은 악재도 체력이 떨어진 국내 증시를 괴롭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가 실제보다 다소 과장되어 있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마저 커지면서 그간 국내 증시를 달구던 ‘저평가 매력’마저 이렇다 할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증시에 영향을 끼칠 다양한 이벤트가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이 몰려 있는 3월, 국내 증시 기상도는 어떤 모습일까?
■ 국내외 일정 주목해야 무엇보다 3월에는 출구전략이나 재정위기와 같은 이슈와 관련된 일정이 나라 밖에서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이 가운데 올해 경제정책 향방을 정할 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열리는 중국은 단연 관심 대상이다. 이달 초 중국 정부는 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를 열어 올해 성장목표와 통화정책 방향, 인플레이션 대책의 윤곽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 결과는 세계 금융시장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재정위기 폭탄을 안고 있는 유럽의 움직임 역시 눈을 뗄 수 없다. 16일 열리는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의에서는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그리스의 재정적자 감축계획안에 대해 어떠한 평가가 내려지고 구체적인 지원대책이 뒤따를지가 주목된다. 이 밖에 17일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공개시장위원회에서 경기상황이나 출구전략과 관련해 어떤 언급이 나올지도 변수다.
전문가들은 이런 요인들을 고려할 때 다소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한 때라고 입을 모은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재정위기의 불안한 잠복 국면은 상당 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어 섣불리 해결이나 봉합을 언급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대우증권은 3월 코스피 예상 범위를 2월보다 소폭 하향한 1530~1670으로 전망했다.
■ 경기 상승세 꺾였나 빠른 속도로 회복되던 국내 경기의 상승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증시에 부담을 주는 근본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경기선행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2%포인트 오르는 데 그쳐, 지난해 8월 이후 매달 1.0~1.3%포인트씩 상승하던 모습과는 크게 달라진 상태다. 이번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중 경기동향’에서 경기선행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서느냐가 단기적으로는 주가 흐름을 좌우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성노 케이비(KB)투자증권 이사는 “3~4월에는 경기 모멘텀이 꺾이면서 기업실적 전망도 햐향조정될 것”이라며 “올해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도 하향조정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어 5월께까지는 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재식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도 “3월 증시에서는 기술적 반등 이상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기술적 반등 때 현금보유 비중을 늘리고 변동성에 덜 민감한 종목 비중을 높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 연중 고점은 언제? 이런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3~4월에 코스피가 연중 고점을 찍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당장 발등의 불로 등장한 남유럽발 재정위기 역시 각국이 풍부한 유동성 공급을 통해 해결하려 들 수밖에 없다는 게 그 근거다.
김학균 에스케이(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후 각국은 구조조정을 통한 탈출보다는 유동성을 추가 공급하며 위기를 해결해왔다”며 “시장이 불안할수록 대마불사 논리로 봉합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일단 재정위기 등이 봉합돼 대외 악재들의 영향력이 다소 낮아지고 3월 중순 이후부터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되면 코스피가 다시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며 “3~4월에는 올해 연간 고점이 나올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오히려 3월보다는 2분기 이후에 본격적인 약세장이 나타날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이다.
반면 오재열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분기 이후에도 지속적인 강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 팀장은 “최근의 지수 하락은 추세가 바뀌었다기보다는 상승 추세 중에 나타나는 중기 조정일 뿐으로, 3월 중에는 반전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며 “3월엔 강세장에 대비해 반등 시 매도보다는 조정 시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반면 오재열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분기 이후에도 지속적인 강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 팀장은 “최근의 지수 하락은 추세가 바뀌었다기보다는 상승 추세 중에 나타나는 중기 조정일 뿐으로, 3월 중에는 반전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며 “3월엔 강세장에 대비해 반등 시 매도보다는 조정 시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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