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을 반영한 코스피 실질가치.
“물가 고려땐 1989년이 코스피 실질가치 최고”
“주가수익비율, 외국인 투자자 매수 약화 시점”
같은 수치 놓고 해석 달라 낙관·신중론 엇갈려
“주가수익비율, 외국인 투자자 매수 약화 시점”
같은 수치 놓고 해석 달라 낙관·신중론 엇갈려
새해 벽두부터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증시 과열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의 주가가 높은 편이 아니라는 쪽은 기업 이익의 수준이 질적으로 달라졌고, 물가나 환율 등을 고려한 실질 가치로 보면 과거보다 결코 높지 않다고 주장한다. 반면 과열 우려를 제기하는 쪽은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는 점과, 외국인들의 과거 한국 증시 매도 시점을 들어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5일 낸 보고서에서 1980년 초를 100으로 소비자물가지수를 환산해 코스피의 실질가치를 역산해 보니, 1989년 3월 당시 주가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당시 증시는 ‘3저’ 호황과 개인들의 주식투자 바람을 타고 사상 처음으로 종합주가지수 1000을 돌파했다. 황 위원은 “1989년 3월과 비교해 지금 코스피 실질가치는 18.8% 낮다”고 말했다.
황 위원은 또 코스피를 달러와 엔으로 환산했을 때의 결과도 내놨다. 달러로 환산했을 때 현재 코스피 지수는 2007년 10월 당시보다 21.4% 낮다는 것이다. 황 위원은 “당시 원-달러 환율은 907원이었고, 지금은 1120원 수준이니 차이가 나는 것도 당연하다”고 말했다. 엔화도 마찬가지였다. 2007년 10월 원-엔 환율이 100엔당 791원이었으니 지금의 1400원 수준과는 큰 차이가 난다. 엔화로 환산한 주가지수는 2007년 10월 고점 대비 44%나 낮다.
황 위원은 “500대 주요기업의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봤을 때 2007년은 65조원이었던 데 반해 2010년 103조원, 2011년은 121조원이 예상된다”며 “주가수익비율(PER) 기준으로 보면 지금은 10.2배로 2007년 7월의 13.4배보다 23.6% 낮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수치를 놓고 달리 해석하는 전문가도 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역사적인 흐름에서는 공교롭게도 국내 주식시장의 피이아르가 10배를 넘어가는 시점에서 외국인들의 매수 기조는 약화했고, 10배 이상의 영역에서는 순매도 기조가 우세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국내 증시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약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 연구원은 “결과적으로 기업들의 성장성 기대감을 실제 수치로 확인하는 과정에서는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를 열어두어야 한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주가 수준 자체보다는 속도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년이 아니라 한 달 만에 주가지수가 10%나 오른 것은 굉장히 가파른 것”이라며 “속도와 기간 측면에서는 분명히 과열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가 지수만을 놓고 보면 떨어질 때 매수하는 전략이 맞다”고 말했다.
증시 과열은 증시의 기본적인 속성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가는 늘 올라갈 때는 심하게 올라 거품이 생기고 그러다 조정을 받는다”며 “과거 주가가 뜀박질하던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이 아주 이례적으로 빠르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 지수는 단기 상승에 대한 부담감으로 2.59(0.12%) 하락한 2082.55로 장을 마쳤다. 그러나 오전 한 때 장중 최고 기록인 2085.45(2007년 11월1일)를 넘어 2087.14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증시 과열은 증시의 기본적인 속성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가는 늘 올라갈 때는 심하게 올라 거품이 생기고 그러다 조정을 받는다”며 “과거 주가가 뜀박질하던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이 아주 이례적으로 빠르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 지수는 단기 상승에 대한 부담감으로 2.59(0.12%) 하락한 2082.55로 장을 마쳤다. 그러나 오전 한 때 장중 최고 기록인 2085.45(2007년 11월1일)를 넘어 2087.14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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