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금·농산물 등 추가상승 여력” 전망
비철금속은 중국 긴축 여부따라 희비 갈릴듯
비철금속은 중국 긴축 여부따라 희비 갈릴듯
주요 원자재 가격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자산운용사들이 원자재 관련 투자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미래에셋 맵스자산운용은 지난 11일 국내 처음으로 농산물 선물에 투자하는 ‘타이거 농산물 선물 상장지수펀드’(ETF)를 한국거래소에 상장했다. 이 펀드는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와 시카고상업거래소에 상장된 농산물 선물 4개 종목(옥수수·밀·설탕·대두)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환헤지를 하지 않은 상품으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에 따라 기초지수의 운용 성과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한국투신운용도 최근 ‘에너지드림배당 특별자산펀드’를 내놓았다. 이 펀드는 미국 뉴욕거래소에 상장된 유전개발사업 수익권(RT)과 에너지 인프라 사업을 운영하는 상장회사의 지분에 투자한다. 유전개발사업 수익권은 대상 석유가스전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90% 이상 월 단위로 배당하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과 생산량 등에 따라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
전세계적으로 돈이 많이 풀려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나 품목별로 차별화가 예상된다. 최정원 현대증권 선임연구원은 “현재 90달러 선인 원유는 앞으로 80~100달러 안팎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여 추가 상승 여력이 낮다”며 “귀금속(금 포함)이 장신구 등 실물수요와 상장지수펀드 설정, 안전자산 선호 등으로 유망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농산물은 최근 많이 올라 단기 조정도 예상되지만 기본적으로 가격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으며, 비철금속은 경기회복이 진행되면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비철금속은 경기에 민감해 최대 수요처인 중국이 본격적인 긴축에 나설 경우 하락 위험도 남아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단기적으로 농산물, 중기적으로 금, 장기적으로는 원유가 유망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석진 상품부문 애널리스트는 “농산물의 경우 최근 기상악화 등 외부요인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신흥시장의 중산층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고 있고, 금은 통화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각국이 금 보유를 늘리는 추세여서 여전히 유망하다”고 말했다. 반면 원유는 올해 100달러 이상을 넘기 어렵겠지만 경기 회복과 함께 미국이 출구전략을 쓰겠다는 신호를 보내기 시작하면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원자재펀드는 일반 주식형펀드보다 가격 등락 폭이 높은 편이다. 자산배분 측면에서 채권, 국내외 주식형펀드 등과 함께 자산의 일부만을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는 원자재 가격이 기업이익으로 이어지더라도 곧바로 주가에 반영되지 않을 수 있으며, 상품지수를 추종하는 펀드의 경우 선물을 이월하는 비용 때문에 원자재 가격 상승률과 똑같지 않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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