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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신흥국 채권의 ‘고금리 유혹’

등록 2011-06-12 20:16

세계적 증시 조정국면 인기
환차익 기대 수요도 가세
금리인상·환율변동은 주의
적정한 금액 배분 바람직
“삼바 춤 한번 추실래요?”

최근 브라질 국채 등 신흥국 채권이 투자자를 유혹하고 있다. 세계적인 증시 조정 국면을 틈타 고금리를 앞세우며 ‘파트너’를 자신으로 바꿔보라는 것이다. 신흥국은 선진국에 비해 금리가 높은데다 최근 통화가 강세를 보여 환차익을 기대하는 수요가 가세하고 있다. 하지만 신흥국 금리 인상과 환율변동 위험을 들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신흥국 채권의 선두주자는 단연 브라질 국채다. 금리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12%대인데다 중장기 경제성장 전망도 밝은 편이다. 판매사들은 브라질이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내수가 탄탄한데다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여름 올림픽을 유치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브라질 채권은 이자소득이 비과세되지만 금융거래세가 부과돼 처음 투자 때 원금의 6%를 뗀다. 따라서 단기투자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10% 이율의 1년 만기물에 투자하면 세후 수익률은 4%로 내려간다. 반면 10년 동안 보유하면 거래세의 연간 부담률이 0.6%로 희석돼 연 수익률은 9.4%에 이른다. 판매사들은 현재 만기가 1년6개월 남은 상품의 세후 예상수익률을 6.5%, 3년6개월짜리는 9%, 10년짜리는 12%로 제시하고 있다.

투자기간이 길수록 유리하지만 문제는 환율이다. 판매사들은 브라질 통화인 레알화의 강세에 따른 환차익으로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반대로 레알화가 약세로 돌아서면 수익률은 예상치를 밑돌 수밖에 없다. 또 만기 때 레알화→달러화→원화의 순서로 환전되므로 원화가 강세를 띠어도 손에 쥐는 금액은 줄어든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지금처럼 1100원 밑에선 국외채권에 투자할 만하다고 말한다.

또 레알화의 급락은 없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브라질 정부가 금융거래세를 부과한 자체가 레알화 강세를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라고 해석할 수 있다. 브라질 채권은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동양종금증권에서 판매하며 최소 가입금액은 증권사 상품에 따라 1000만~400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삼바 채권의 인기를 업고 신흥국 채권형 펀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에프앤가이드 자료(9일 기준)를 보면, 국외 채권형 펀드 중에서 남미 신흥국 펀드의 1년 수익률이 26.9%로 가장 높다. 일반 신흥국 채권펀드는 11.6%, 아시아채권 펀드(일본 제외)는 7.5%로 나타났다.


원소윤 푸르덴셜투자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재정위기에 빠진 선진국에 비해 신흥국의 경제여건이 좋아지고 있어 고금리 신흥국 채권에 대한 수요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분산투자 원칙하에 적정한 금액을 배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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