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우의 흐름읽기
최근 경기둔화에 대한 징조는 두가지로 해석된다. 하나는 일본 지진과 고유가에 따른 영향이다. 지진으로 부품 공급에 차질이 발생해 일시적으로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해석인데 일본의 생산이 제 궤도를 찾고 유가가 떨어질 경우 빠르게 정상을 찾으리라 기대되고 있다. 본격적인 회복 시기는 하반기로 점쳐진다.
다른 하나는 2009년 이후 경기회복이 힘을 다한데다 중앙은행과 정부의 경기부양 대책이 시들해지면서 발생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선진국 경제가 2년반 가까이 브이(V)자 경기회복을 계속한데다 그 여파로 물가 부담이 커진 점을 고려하면 3차 양적완화가 어렵다는 전망이다. 정책적인 강조점이 경기부양에서 재정긴축 쪽으로 돌아서고 있는데, 이를 고려하면 경기둔화 양상이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주식시장은 굉장히 좋은 환경에 놓여 있었다. 2010년 이후 우리 상장기업은 연평균 30%가 넘는 이익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기업도 지난 8분기 동안 이익이 연율로 29.9%나 늘어났는데 이는 지난 50년 사이에 가장 높은 성장세다.
여기에 경제성장이 뒷받침됐다. 지난해 국내 경제가 6%대의 성장을 기록했고 미국 역시 생산과 소비 등에서 금융위기 이전의 고점을 회복했다.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까지 계산할 때 시장 환경은 뭐 하나 흠잡을 데가 없는 상황이었다.
현재로서는 경제가 얼마나 둔화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주식시장이 경제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전과 다른 상황에 놓인 것이 분명하다. 당분간 상황 악화에 따른 영향으로 시장 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경기둔화가 주식시장의 큰 주제로 떠오른 이상 변수 하나하나에 주가가 민감하게 움직일 것이다. 특히 앞으로 한두달은 경기둔화 초기여서 지표가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커 민감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
종목별로 새로운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보험주인데 6월에 종합주가지수가 하락하는 동안에도 15% 가까이 상승했다. 양호한 1분기 실적이 주가에 미처 반영되지 않은데다 향후 이익 전망이 좋다는 이유 때문인데, 보험주처럼 개별적인 사안에 대한 주가 반응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런 특수 요인을 제외하면 투자 종목의 본류는 여전히 기존 주도주가 쥐고 있다. 이들에 대한 편중된 매매가 약해지고 있지만 아직 대세를 돌려놓을 정도는 아니다.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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