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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앞날 캄캄한 미국 경제

등록 2011-08-07 20:29

이종우의 흐름읽기
금융위기 직후에 사람들은 세상을 어떻게 전망했을까? 지배적인 의견은 ‘저성장’이었다.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선진국 정부가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어느 정도 회복이 되겠지만, 민간 부문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성장률이 낮은 수준에서 옆으로 밀릴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지금 이 생각은 폐기된 걸까? 미국 경제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2분기 성장률이 1.3%에 그친데다 애초 1.9%로 발표됐던 1분기 경제성장률마저 0.4%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둔화 움직임은 소비와 생산에서도 나타나 7월 소비자신뢰지수가 63.7로 전월의 71.5에서 후퇴했고, 제조업 공급관리자지수는 50.9로 경기 확장과 위축의 경계인 50을 간신히 넘는 데 그쳤다. 소비와 고용이 부진한 가운데 미국 경제를 이끌어왔던 제조업이 계속 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전망도 좋지 않다. 소비를 결정하는 소득, 자산 가격, 부채 확대 같은 변수들이 만만치 않아 소비가 지지부진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가 쓸 수 있는 경제 활성화 카드도 마땅찮다. 경제가 나쁠 경우 정부는 민간 부문이 활성화되는 계기를 제공하고, 그때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 활성화 정책을 쓴다. 지난 2년반 동안에도 그런 기조였지만 결과적으로 민간 부문을 활성화시키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은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타결과 함께 재정정책을 쓸 수 있는 여지가 줄었다. 남은 카드는 3차 양적 완화 정도인데, 2차 양적 완화를 통해 해당 정책이 실물경기를 부양시키지 못한다는 사실이 검증됐다. 미국 정부가 언젠가 경기가 회복되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바라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이런 상황을 놓고 볼 때 향후 미국 경제는 저성장 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경제가 바닥을 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뚜렷이 나빠지지도 않는 어정쩡한 상태여서 투자자의 불안을 가중될 수 있다.

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갔다. 한 주 전까지 그리스 재정위기, 미국의 부채한도 확대 같은 이벤트가 시장을 움직였다면 이제는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로 관점이 바뀌었다. 근본에 대한 시장의 의심이 제기된 만큼 재정위기에 따라 주가가 움직일 때보다 부담되는 상황이 됐다. 한동안 주가가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회복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릴 수 있는데 지금은 주식시장이 나빠진 경제에 대한 인식에 맞춰가야 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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