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코스피
미 신용강등에 아시아 2~3%대 하락 ‘휘청’
코스피 1869로 추락…장중 사이드카 발동
코스피 1869로 추락…장중 사이드카 발동
우려했던 잿빛 월요일이 현실로 나타났다.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8일 주가는 폭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이날 코스피는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유동성 공급에 합의했다는 소식에도 74.30(3.82%) 내린 1869.45로 장을 마감하며 약 10개월 만에 최저로 주저앉았다. 이로써 닷새간 코스피는 302.86(13.94%)이 빠지며 시가총액 170조4906억원이 증발했다. 이날 코스피는 하루 변동폭이 140(7.7%)에 달했고 장중 한때 1800까지 폭락해 올해 처음으로 유가증권시장에 프로그램 매매 효력을 정지시키는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은 장중 10% 넘게 하락해 20분간 매매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내려졌다. 환율도 급등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10원 오른 1082.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폭락세를 면치 못했다. 중국(-3.79%), 일본(-2.18%), 대만(-3.82%), 홍콩(-2.17%), 인도(-2.26%) 등 대다수 국가의 지수들이 곤두박질쳤다. 한국은 지난 5일에 이어 이날도 아시아 국가 가운데 주가가 가장 많이 떨어졌다.
이날 주가 폭락은 세계경제의 침체 우려, 선진국 재정긴축, 유럽 재정위기라는 악재에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메가톤급 악재가 겹쳐지면서 투자심리가 극도로 불안해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더블딥(경기가 짧은 회복 뒤에 재침체하는 현상) 우려와 유럽 재정위기 확산으로 앞으로 국제 금융시장이 더욱 출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탈리아·스페인에 이어 벨기에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벨기에의 국채수익률(10년)은 이날 4.46%로 유로화 도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국채 가격이 하락했다는 뜻이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8일 오후 “회원국간 조율을 통해 국제 금융시장의 안정을 지원하고 강한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이 필요한 대책을 적기에 추진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게 하라”고 지시했다고 박정하 대변인이 전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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