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기관 ‘쌍끌이 매도’ 82 폭락…1800선 붕괴
환율 5.8원↑…증권사, 기업이익 전망치 계속 하향
환율 5.8원↑…증권사, 기업이익 전망치 계속 하향
미국발 고용쇼크가 다시 국내 증시를 강타했다.
5일 코스피는 지난달 공황상태를 재연하며 81.92(4.39%) 급락한 1785.83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3317억원)과 기관(4325억원)이 쌍끌이로 주식을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피 급락으로 원-달러 환율은 5.8원 상승한 1068.8원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 닛케이지수와 대만 자취안지수는 각각 1.87%, 2.65% 하락했다.
세계 금융시장이 다시 요동치는 것은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8월 비농업취업자수 증가가 ‘0’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경제 침체에 대한 공포가 재부각됐기 때문이다. 유로존 신용위기 역시 불안감이 짙어지고 있다. 그리스의 추가 구제금융 집행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다시 가파르게 상승했고, 프랑스 은행의 부도위험 지표(CDS 프리미엄)도 올라갔다. 결국 지난 2주 새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던 것이다. 전세계 주식시장을 흔들었던 불안요인이 수그러들기는커녕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반등하면서 공포에서 벗어나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 1일 코스피 1880.70은 지난달 저점(1710.70)에서 10%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기술적인 반등이 마무리되는 국면으로 볼 수 있는데, 미국 등 대외 악재가 울고 싶던 차에 뺨을 때려준 셈이다.
채권시장의 움직임도 심상찮다. 5일 국내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거래일보다 0.16%포인트 폭락한 3.63%를 기록했다. 이는 2000년 상장된 이후 최저치다. 앞서 지난 주말 미 국채 10년 수익률도 1.99%로 종가 기준으로 70년 만에 처음으로 2% 아래로 내려갔다. 장기금리가 하락한다는 것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 증가와 함께 성장률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 하강에 따른 우리나라의 성장률 둔화는 국내 기업들의 이익 감소로 나타난다. 증권사들은 기업이익 전망치를 계속 하향 조정하고 있다. 최근 1개월 새 이익이 낮아진 기업 수는 높아진 기업 수의 1.7배나 된다.
곽현수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성장률이 4%에 그쳐 한국 기업들의 이익이 1%가량 감소할 경우 주요 기업들의 현재 주가는 싸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중국의 경기 둔화가 4분기까지 이어질 경우 코스피 1700마저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앞으로 증시는 현실로 확인되는 경제지표와 기대를 부풀리는 부양정책 간의 ‘시소게임’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당장 8일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기부양책 발표에 대한 기대감은 지난주 세계 증시의 반등 과정에 이미 반영됐다는 점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앞으로 증시는 현실로 확인되는 경제지표와 기대를 부풀리는 부양정책 간의 ‘시소게임’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당장 8일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기부양책 발표에 대한 기대감은 지난주 세계 증시의 반등 과정에 이미 반영됐다는 점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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